2020년 F1 시리즈, 드디어 개막! - 下
2020-08-14  |   19,707 읽음

제2전: 슈티리아 그랑프리


개막전이 열리고 일주일 후. 동일한 장소에서 열리는 제2전은 오스트리아 그랑프리로 부를 수 없기 때문에 서킷이 위치한 슈타이어마르크주에서 이름을 따 슈티리아 그랑프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코스 레이아웃과 주회수는 개막전과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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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당초 계획보다 이른 제2전 슈티리아 그랑프리에서 업데이트를 일부 투입했다

 

페라리는 개막전 2위에도 불구하고 팀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페텔이 Q3에 진출하지 못할 만큼 심각한 전투력 부족을 통감해야 했다. 결국 헝가로링에 투입하려했던 업데이트 일부 앞당겨 도입하기로 했다. 동일한 서킷이라 비교하기에도 좋다. 메르세데스팀은 기어박스 트러블 핫픽스를 가져왔다. 연석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센서에 영향을 주고, 전기적인 노이즈가 발생해 트러블로 이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이 연습주행에 모습을 드러낸 잭 에이켄(Jack Aitken). 스코틀랜드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이켄 선수는 한세용이라는 한국 이름이 있으며 자신의 SNS에 한국어로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 포뮬러 르노를 거쳐 GP3에 진출해 2017년 조지 럿셀에 이어 시리즈 2위에 올랐다. 올해는 캄포스 레이싱 소속으로 F2에 출전 중. 이번에 윌리엄즈 예비 드라이버 신분으로 연습주행(FP1)의 기회를 얻었다. 한국인, 한국계를 통틀어 ‘최초’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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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전은 큰 비로 인해 FP3가 취소되고 예선도 연기되었다


폭우 속에서 치러진 예선전

슈티리아 그랑프리는 개막전과 같은 무대지만 환경은 완전히 달랐다. 자유주행(PF3)과 예선이 열리는 토요일, 레드불링 상공은 하늘이 뚫린 듯 폭우가 쏟아졌다. PF3는 취소되었고, 예선 역시 원래 계획되었던 오후 3시에서 46분이 지나서나 시작할 수 있었다. 

어렵사리 시작된 Q1. 기온 14℃, 노면온도 20℃의 풀 웨트 컨디션. 타이어가 식어버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페라리와 알파로메오가 일찌감치 나와 대기했다. 이런 환경에서는 앞차가 일으키는 물보라 때문에 시야가 가려 선행하는 쪽이 유리하다. 미끄러운 노면, 극악의 시야와 싸우며 하나둘 씩 타임어택을 시도해 르클레르와 페르스타펜, 보타스가 잠정 톱을 주고받았다. 페레스가 부진한 반면 럿셀이 개인통산 최초로 Q2 진출을 결정지었다. 라이코넨, 페레스, 라티피, 그로장이 떨어져 나갔다. 

Q2에서는 보타스, 해밀턴, 페르스타펜이 잠정 톱을 다투었다. 페라리팀은 드라이 세팅인 르클레르가 11위에 머문 데다 크비야트의 진로 방해를 이유로 3그리드 페널티까지 받았다. 페텔은 10위로 턱걸이. 스트롤이 세션 막바지에 흔들리지 않았다면 페라리 전원 Q3 진출이 불가능할 뻔했다. 해밀턴이 톱, 페르스타펜과 노리스가 뒤를 따랐고 르클레르, 럿셀, 스트롤, 크비야트, 마그누센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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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빗줄기가 거세질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페르스타펜이 일찌감치 피트로드에 나와 Q3를 준비했다. 페르스타펜이 잠정 톱. 해밀턴이 7분을 남기고 선두로 올라섰다. 엄청난 물안개가 시야를 가렸지만 선수들의 투쟁심을 억누르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보타스가 잠정 톱. 해밀턴과 페르스타펜, 오콘, 노리스, 가슬리까지 0.6초 남짓 차이였다. 이제부터는 해밀턴과 페르스타펜의 싸움이었다. 페르스타펜이 2분을 남기고 1분 20초 489로 톱에 올랐지만 곧이어 해밀턴이 1분 19초 702로 재역전. 페르스타펜이 오버스티어를 버티며 혼신의 최종 어택을 시도하다 최종 코너에서 스핀하고 말았다. 해밀턴이 마지막 시도에서 1분 9초 273으로 자기 기록을 갱신하며 폴포지션을 확정. 페르스타펜이 2위였고 사인츠가 3위. 보타스, 오콘, 노리스, 알본, 가슬리, 리카르도, 페텔 순이었다. 내년 페라리 이적이 확정된 사인츠는 개인 커리어 최초의 2열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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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그리드에서 출발한 보타스
  

결승 시작과 함께 페라리 듀오 주저앉아 

7월 12일 일요일. 결승전을 앞둔 레드불링은 다행이 비가 개었다. 기온 20℃, 노면온도 42℃의 드라이 컨디션. 폴포지션은 해밀턴. 6위였던 노리스는 황색깃발 무시, 11그리드였던 르클레르는 크비야트 진로방해로 페널티를 받아 각기 9, 14그리드로 밀려났다. 조비나치는 기어박스 교체로 5그리드 페널티였지만 그로장이 피트 출발이라 그대로 19번째 출발이다. 예선 Q2가 풀 웨트 상태였으므로 타이어는 자유다. 대부분이 소프트를 골랐고, 리카르도와 페텔, 크비야트, 라이코넨, 라티피는 미디엄을 골라 제1 스틴트를 길게 가져가기로 했다.  

시작과 함께 해밀턴이 앞서 나가고 페르스타펜도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사인츠가 1코너 바깥에서 페르스타펜을 위협했지만 추월에는 실패. 보타스, 알본, 오콘, 리카르도, 가슬리가 뒤따랐다. 후속 대열이 3코너를 빠져 나가던 순간 페라리 진영에 재앙이 덮쳤다. 르클레르가 페텔을 뒤쫓아 코너를 파고들었는데, 너무 안쪽이라 연석을 밟고 튀어 오르면서 뒷바퀴가 페텔의 리어윙을 가격한 것. 페텔은 곧바로 차를 개리지에 넣었고, 르클레르는 프론트 윙을 교체했다. 

세이프티카가 빠지면서 4랩 째 경기 재개. 노리스와 스트롤이 9위 자리를 두고 격렬한 배틀을 벌였다. 르클레르는 피트로 돌아가 리타이어. 아까 밟은 연석 때문에 바닥이 많이 파손되었다. 8랩에서 알본이 사인츠를 제쳐 4위로. 10랩을 넘어서자 경기는 고착상태로 접어들었다. 선두 해밀턴부터 페르스타펜, 보타스까지 큰 시차변화 없이 선두권을 형성했고 4위 알본은 그 페이스를 따르지 못했다. 리카르도가 앞서 달리는 팀메이트 오콘에 따라붙어 19랩에 DRS를 가동해 6위로 올라섰다. 뒤에서는 스트롤과 페레즈가 가슬리를 연이어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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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스타펜은 프론트윙 파손으로 인해 막판 추격전에서 보타스 방어에 실패했다


페르스타펜에 닥친 불운

선두권 중에서는 페르스타펜이 가장 빠른 25랩 째 피트인, 미디엄을 끼우고 알본 앞으로 나왔다. 오콘이 이어서 피트로 들어왔지만 개리지에 차를 넣고 리타이어. 브레이크 트러블이다. 해밀턴이 27랩 째 피트인해 미디엄으로 교환하고 페르스타펜 앞으로 복귀했다. 보타스는 34랩이 되어서야 소프트 타이어를 미디엄으로 바꾸었다. 덕분에 페르스타펜에 8초가량 뒤지지만 타이어 상태는 훨씬 좋다. 

9위 조비나치부터 스트롤, 라이코넨 사인츠까지 서로 1초가 안되게 늘어섰다. 38랩에 스트롤이 이들 중 가장 앞으로 나섰고, 사인츠도 라이코넨을 지나 조비나치를 노렸다. 소프트 타이어로 무려 38랩을 달린 페레스가 미디엄으로 교체하고 사인츠 앞으로 복귀하자 사인츠가 곧바로 DRS를 가동해 추월을 시도했다. 해밀턴이 여전히 선두를 순항했고 페르스타펜과 보타스가 5~6초 간격으로 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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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한 선두권에 비해 중위권 싸움이 볼만했다. 사진은 리카르도와 스트롤의 싸움

 

46랩에 팀 동료 스트롤에 바싹 따라붙은 페레스가 코너 밖으로 깔끔하게 제쳐 6위로 올라섰다. 49랩에는 리카르도까지 제치고 이제 알본을 가시권에 두었다. 아직은 5초 이상 벌어져 있지만 최고속랩을 기록할 만큼 페이스가 좋다. 이후 알본과의 거리를 서서히 좁히더니 55랩에는 2초, 59랩에는 1초 안으로 줄여 DRS 사정권에 두었다. 

한편 레드불팀에는 또 하나의 나쁜 소식이 들렸다. 2위 페르스타펜에 프론트 윙 우측 익단판 끝부분이 너덜거리고 있었다. 경기 종료까지 11랩밖에 남지 않았고 보타스가 추격 중이라 피트인도 불가능하다. 62랩에 노리스가 사인츠를 추월해 7위로 부상. 알본과 페레스의 막판 추격전도 뜨겁다. 페레스가 다시 최고속랩을 갱신. 스트롤도 리카르도 뒤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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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승으로 성큼 앞서나간 메르세데스


메르세데스 원투 피니시

페르스타펜이 안간힘을 써 달아나지만 보타스가 2초 안으로 거리를 좁혔다. 보타스가 66랩 3번 코너를 지나 슬립 스트림에 이른 DRS 공격을 시도. 이어지는 4, 5번 코너에서 일단 한번 막아냈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보타스가 2위로 올라 메르세데스 원투가 되었다. 해밀턴이 1분 6초 719로 최고속랩. 페르스타펜이 추격전 대신 피트로 들어가 신품 소프트 타이어를 끼우고 최고속랩을 노렸다. 중위권에서는 알본과 페레스의 4, 5위 싸움, 리카르도, 스트롤, 노리스의 6~8위 싸움이 격렬했다. 9위를 달리는 사인츠가 1분 5초 619로 경기 막판에 최고속랩을 경신했다. 페레스가 알본을 노리다가 윙이 부서지면서 페이스 다운. 최종랩에서 스트롤이 리카르도를 추월하는 사이 노리스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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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에 마련된 간소한 시상대. 코로나로 인해 바뀐 풍경이다 


해밀턴이 이변 없이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고 보타스 2위로 메르세데스가 원투 피니시. 레드불은 페르스타펜, 알본의 3,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윙이 파손된 페레스는 노리스의 막판 추월을 허용해 6위. 스트롤, 리카르도, 사인츠, 크비야트가 득점권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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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e723ed3822b2083ccc2dbc82bc9fcb_1584331995_5924.jpg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레드불, 메르세데스, 페라리, 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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