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영
2017-02-24  |   198,954 읽음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이효영

모터쇼를 마칠 때면 코끝이 찡해지고 서킷에 나설 때면 입이 귀에 걸리는, 명성보다 빛나는 마음을 지닌, 그 모습 그대로의 이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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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OYOUNG LEE
1987년 6월 25일 / 176cm / 53kg / O형
팬카페
http://cafe.daum.net/leehyoyoung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hyo_young0625

 

서울모터쇼가 얼마 안 남았네요. 올해는 어디에서 효영 씨를 볼 수 있나요?
인피니티 Q60 쿠페 옆에 설 예정이에요. 2012년 부산모터쇼 이후로 6년 연속 닛산·인피니티 모델로 모터쇼에 참가하게 됐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떡이라도 돌릴까 봐요(웃음).


데뷔 이후 매해 모터쇼 메인 자리를 지킨 걸로 알고 있어요. 레이싱팀에도 해마다 빠짐없이 들어갔죠? 비결이 뭔가요?
기본을 충실히 하면 꾸준하게 불러주는 것 같아요. 업체 쪽에 잘 보이려고 애쓰는 건 특별히 없어요. 인사 잘하고 맡은 일을 충실히 하는 게 전부죠. 어디쯤 서서 어떤 포즈를 취해야 차의 매력이 부각될지, 어떻게 행동해야 브랜드가 돋보일지를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는 점이 비결이라면 비결이겠네요.

모터쇼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굽 높은 구두를 신고 한자리에 계속 서서 포즈를 취하다보면 발이 짓무르는 경우가 많아요. 한번은 발바닥이 심하게 곪은 적이 있어요. 행사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고름을 빼려고 발에 실을 끼워놓고 잤어요. 그리고 다음 날 다시 하이힐을 신었죠. 열흘 넘는 모터쇼 기간 동안 덧나고 또 덧나서 나중에는 발에서 피고름이 흘렀어요. 비단 저만의 고충은 아니에요. 굽 높은 신발 때문에 허리디스크가 생긴 모델도 많아요. 그래도 불평하고 싶진 않아요. 굽이 높아야 비율이 좋고 당당해 보이거든요. 1년에 한 번 있는 쇼인데 멋있게 보여야죠.

아홉 번째 모터쇼를 앞둔 소감이 어때요?
문득 ‘다음 모터쇼에도 설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작년도, 재작년도 올해가 마지막 모터쇼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괜스레 가슴 뭉클했어요. 그래서인지 ‘올해 멋진 모습 보여줘서 내년에도 꼭 다시 서야지’ 하는 각오를 다지곤 했죠. 앞으로도 한 회, 한 회가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최선을 다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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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경력이 화려하네요. 본인에게 가장 뜻 깊은 상은 뭔가요?
제가 생각해도 상복이 많은 편이에요. 데뷔도 레이싱모델 선발대회(동상·인기상)를 통해서 했거든요. 2014 아시아모델어워즈에서 받은 ‘레이싱모델상’도 잊을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지난해 2016 레이싱모델어워즈에서 받은 ‘최우수상’이 더 뜻깊어요. 진정한 레이싱모델의 축제에서 받은 상이었거든요.

그럼, 진정한 레이싱모델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레이싱모델이라면 응당 경기장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킷 한 번 안 밟아보고 레이싱모델 타이틀을 다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경기장에 나서는 건 레이싱모델의 역할 중 가장 힘든 일이자, 제일 의미 있는 일이에요. 레이싱모델 역할이 예쁘게 꾸미고 차 옆에 서 있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게 아니에요. 레이싱모델은 소속팀의 스텝이나 다름없어요. 팀 로고가 달린 옷을 입고 활동하는 만큼 팀과 브랜드의 홍보대사가 돼야 하죠.

서킷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힘들었던 때를 꼽는다면?
지난 시즌 저희 팀(금호타이어)이 슈퍼레이스 통합 우승을 차지했을 때 제일 기뻤어요. 처음으로 드라이버 챔피언을 배출했고, 두 해 연속 팀 챔피언십 종합우승을 거뒀거든요. 팀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그보다 큰 경사가 있을까요? 다 같이 웃으며 샴페인을 터뜨릴 때, 정말 행복했어요. 서킷에서 저를 힘들게 하는 건 무더위예요. 뙤약볕 아래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옷을 벗어도 유니폼을 입은 것처럼 보여요. 8년치 탄 자국이 유니폼 모양 그대로 남아 있거든요. 그래도 이 일이 정말 좋아요. 세상에 안 힘든 일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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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활동 외에 따로 계획하고 있는 게 있나요?
매주 두 번씩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있어요. 세미 트로트 음원을 낼 예정이거든요. 제가 의외로 음주가무에 뛰어나요. 노래방에서 마이크 하나 쥐어주면 춤추면서 잘 노는 애들 있죠? 제가 딱 그래요. 보통 새로운 일에 대한 제의가 들어오면 거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원 이야기를 듣고는 흔쾌히 받아들였어요. 제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 같아서요. 

 

지난 8년 동안 팬들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몇 년에 걸쳐서 행사장, 경기장에 와주시는 분들은 마치 가족 같아요. 저와의 관계도 이제 팬과 모델이라기보단 여동생-오빠, 조카-삼촌에 가깝죠. 제가 다쳤다는 소식을 들으면 괜찮은지 연락해주고, “아픈 데에 이게 좋다고 하더라”면서 지역특산물도 보내주세요.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도 팬들의 따뜻한 관심 덕분이에요.

남다른 외모 덕에 길에서 알아보는 분도 많을 것 같은데요.
할머니 휴대전화를 바꿔드리러 집 앞 휴대폰가게에 간 적이 있어요. 짚 앞이라 세수도 안 하고 갔는데 거기 직원분이 “모델 이효영 씨 아니냐”고 묻는 거예요. “아니에요. 잘못 보셨어요”라고 했더니 “에이~ 맞는데 아니라고 하네요”라며 웃더라고요. 어찌나 창피하던지……. 한번은 지하철 타고 가는데 어떤 분이 다가와서 말을 걸었어요. 정말 신기하다면서 휴대폰에 있는 사진을 보여줬어요. 지난 몇 년 동안 행사장과 경기장에서 찍었던 제 사진이었어요. 경기장을 찾아오는 팬들 얼굴을 잘 기억하는 편인데, 이 분은 조용히 사진만 찍고 가서 눈에 띄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분들이 저를 아껴주고 있다는 생각에 감동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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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모델로서 더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한 번이라도 더 경기장에 나가고 싶어요. 서킷에 나설 때 가장 신나거든요. 엔진 소리, 쏟아지는 햇빛, 넘치는 에너지……. 모든 게 좋아요. 경기가 열리고 있는데 제가 그곳에 없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불안하고 이상한지 몰라요. 한번은 한 해 동안 경기가 네 번뿐인 팀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괜히 마음 조리게 되더라고요. ‘다른 모델들은 서킷에 있는데 나는 뭐하고 있는 거지? 이제 그만 둘 때가 된 건가? 내가 레이싱모델로서 별론가?’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역시 저는 경기장에 있어야 마음이 편해요.

램프의 요정 지니가 올해 이루고 싶은 소원 3개를 묻는다면?
금호타이어팀이 올해도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준비 중인 음원도 꼭 내고 싶고요. 음, 세 번째는 지난해 레이싱모델어워즈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으니 올해는 대상을 노려볼까요?(웃음)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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