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원
2017-03-29  |   116,399 읽음



출구는 없어

양혜원


지금, 여기, 당신과 양혜원, 출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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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에 임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어요. 어려운 주문에도 힘든 내색 않고 욕심내는 모습 말이에요.
모델인데 당연한 거죠. 모델이나 포토그래퍼나 에디터나 멋진 사진 한 장 만들자고 모인 거잖아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지도 않고 예쁘게 나오기만 기다린다면 모델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힘들지 않았어요. 솔직히 모델 일 하면서 단 한 번도 힘들었던 적이 없어요. 무용학과 입시 준비할 때를 생각하면서 일하면 불평불만이 쏙 들어가요. 대학교 들어가기까지 과정이 정말 혹독했거든요. 이렇게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2016 코리아 미 페스티벌 레이싱모델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으셨죠? 비결이 뭔가요?
타고난 끼 덕분인 것 같아요. 제가 워낙 끼가 많거든요. 콘테스트에선 랩퍼 허인창과의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선보였어요. 랩에 맞춰서 런웨이를 걷고 춤추는 퍼포먼스를 펼쳤죠. 마치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처럼요. 무용을 전공한 만큼 무대에 서는 데는 익숙해요. 여유롭게 즐기며 공연한 게 좋은 평가를 받은 비결인 것 같아요. 사실은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하면서도 계속 ‘대상은 내 거다’ 생각했어요(웃음).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나요?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경력은 짧지만 재미있는 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우선 기네스 맥주 영상광고 모델로 출연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블랙&골드 컨셉트의 영상이었는데 금발 머리에 입술을 금색으로 칠하고 출연했죠. UMF(Ultra Music Festival) 모델 활동과 지스타에서 몬스터 에너지 부스걸로 참여했던 것도 정말 재밌었어요. 한 번은 오션월드 광고에서 서브모델로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제가 워낙 열정적으로 춤을 추니까 감독님께서 메인모델보다도 저를 더 주목하시더라고요. 그때 다짐했죠. 위치에 얽매이지 말고 언제 어디서나 나답게 열심히 해야겠다고. 격투기 단체 맥스FC의 맥스엔젤 활동도 즐겁게 하고 있어요.

명문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전혀 다른 길에 들어섰는데, 가족의 반대는 없었나요?
반대라니요. 온가족이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걸요. 엄마는 주변 지인들에게 자랑하고 난리도 아니에요. 저희 집이 워낙 개방적인 분위기거든요. 고등학교 교사인 엄마는 저에게 고등학교 진학 대신 홈스쿨링을 하라고 권했을 정도죠. 특히 저랑 50살 터울 자매처럼 지내는 할머니가 제가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가장 기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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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유별났기에 어머니께서 고등학교 진학을 만류하셨을까요?
중학생 시절 저는 늘 친구들한테 둘러싸여 있었어요. 학교 대표 개그맨이었거든요. 수련회 무대에 올라가서 친구들을 뒤집어지게 하는 것쯤은 기본이죠. 불량학생은 절대 아니었지만 짓궂은 장난은 많이 했어요. 물총 들고 지하철에 타서 “다다다다다!” 소리를 내면서 사람들에게 총 쏘는 시늉도 하고, 벨튀(벨 누르고 도망치기)도 많이 했고요. 계단 난간에서 미끄럼을 타다 발목이 부러진 적도 있었고요. 까불이 악동이었죠. 어머니는 이런 제가 한국 고등학교의 분위기와 맞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신 거죠.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상형도 평범하진 않을 것 같은데…….
재미있고 부담 없는 스타일이 좋아요. 개그맨 양세형 같은 사람. 나이는 상관없어요. 아빠뻘만 아니면 돼요. 덩치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양세형 만큼 매력이 넘친다면 키가 작아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다만 심심하고 무뚝뚝한 사람은 NO! 저랑 개그코드가 맞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내숭이 전혀 없어요. 썸남 앞에서도 맨얼굴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정도죠. 입이 방정이라 끼 좀 죽이고 조신하게 행동해야지 다짐하는데도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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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상처받았던 적은 없나요?
상처까진 아니지만, 못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진 않아요. 하지만 외모 디스는 어느 모델이나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외모에 대해 지적받으면 표정 하나 안 구기고 자연스럽게 받아넘겨요. “왜요? 우리 할머니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데? 됐어요. 우리 집에선 내가 제일 예쁘니까 신경 안 써요.” 이런 식으로요.

자신이 일을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솔직하게 말해서 첫째는 돈 벌자고 하는 거죠. 한 10조 정도는 벌고 싶어요. 너무 허황되다고요? 서울대를 목표로 공부해야 연·고대에 들어갈 수 있는 거예요, 기자님(웃음). 그 다음은 끼 때문이에요. 주체할 수 없는 끼. 일을 하다보면 동료들에게서 끼는 어떻게 부리는 거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근데 저는 그 질문이 이해가 안 돼요. 끼는 부리려고 부리는 게 아니라 그냥 나오는 것 같거든요. 스스로 주체할 수가 없어서 넘쳐흐르는 거죠. 이것도 어찌 보면 재능인데 ‘끝없이 샘솟는 끼를 잘 살리면 대박이 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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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정된 활동 중 제일 기대되는 건 무엇인가요?
얼마 전 첫 방송된 ‘개구쟁이’가 기대돼요. 저와 개그맨 박성광 씨가 메인 MC를 맡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이에요. 티브로드 케이블 채널과 어플로 볼 수 있죠. 박성광 씨가 리드를 잘 해줘서 일단 첫 촬영은 무사히 마친 것 같아요. 제가 말을 너무 거침없이 해서 이미지가 이상해질까 걱정도 되긴 하는데, 감독님께서 “삐~” 처리해주신다고 했으니 믿어봐야죠(웃음).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시트콤을 한번 찍어보고 싶어요. 제 인생이 한 편의 시트콤이거든요(웃음). 수중 화보 촬영도 해보고 싶어요. 수영을 좋아하는데다 요즘 스킨 스쿠버를 배우고 있거든요. 슈즈 멀티샵 ‘ABC마트’ 광고도 찍어보고 싶어요. 톡톡 튀고 개성 있는 이미지가 저한테 딱 어울리지 않나요? 멀리 내다보고 디제잉을 배우고 있어요. 6개월~1년 정도 실력을 갈고 닦아서 전문 DJ로 활동하려고요. 목표는 최근 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DJ소다를 뛰어 넘는 거죠. DJ는 국경 없이 넓은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고 나이를 먹어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라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자동차생활>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여러분, 어서 오세요. 양혜원입니다. 죄송하지만 출구는 없습니다. 그냥 이대로 제 매력에 흠뻑 빠져주세요.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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