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내 포지션은 어디일까, CADILLAC CT4 2020-12-18
내 포지션은 어디일까CADILLAC CT4 렉스턴 시승기에서 인사했던 신기자입니다. 맹기자의 링컨 에비에이터 시승기는 재밌게 읽으셨나요? 에비에이터는 풍요로운 감각이 넘치는 아메리칸 럭셔리의 전형이더군요. 그런데 지금부터 만나볼 캐딜락이야말로 미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죠. 두 브랜드는 미국 고급차라는 공통점 외에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그런 캐딜락이 콤팩트 스포츠 세단을 만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스포티한 비례가 매력적인 측후면 우선 캐딜락은 기본기가 좋습니다. 달리고 서고 돌아나가는 자동차의 기본기에서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라고 할수 있어요. GM 계열 특유의 튼튼한 하체 덕분에 미국차로 대변되는 물렁한 느낌이 없습니다. 물론 차종마다 특성 차이가 있어 획일화 시킬 수는 없지만 SUV 라인업까지 대부분 이런 성향이 이어집니다. CT4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동을 걸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느낄 수 있었어요. 움직이자마자 탄탄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거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킷 체험을 위해 인제로 가는 길이 이렇게 쾌적할 수가 없었죠. 속도감을 잊을 만큼 안정적인 달리기 덕분에 멀게만 느껴졌던 인제에 순식간에 도착했습니다. 서킷에서는 CT4뿐 아니라 함께 출시한 CT5도 타볼 수 있었습니다. 두 차를 번갈아 타며 트랙을 달려보니 각 차의 특징이나 포지션을 이해하기 좋아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서킷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 인스트럭터도 없이 마음껏 차를 굴리도록 한 캐딜락의 기획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차가 아무리 좋아도 고성능이 아닌 일반 모델을 서킷에서 마음껏 달리도록 하다니요. 어지간히 자신이 없으면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다만 CT5는 다음 호에 따로 소개할 예정이니 이번에는 비교 대상으로만 봐주세요.패들 시프터를 통해 적극적인 스포츠 주행이 가능하다 서킷에서 만난 아메리칸 럭셔리 세단우선 두 차 모두 앞 엔진 뒷바퀴 굴림의 자동차답게 뛰어난 무게 배분과 밸런스가 돋보였습니다. 직선은 당연하고 코너를 돌아나가는 궤적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어요. 무게 중심이 낮고 운전자 중심의 설계 덕분에 어떤 코너를 만나도 활기차게 헤쳐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 특징이 더 도드라진 것은 CT4였습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와 짧은 휠베이스 덕분에 코너와 코너 사이를 한층 더 경쾌하게 달려주었죠. CT5에 비해 타이어와 브레이크 스펙은 열세였지만 랩타임은 더 빨랐습니다. 달릴수록 스키드 음이 커져 조금 염려스러웠지만 다행히 마지막까지 밀리지 않고 잘 버텨주었습니다.인체공학적인 레그룸. 장거리 주행에도 편안하다 덕분에 매 순간이 즐거웠습니다. ‘서킷에서 타이어의 역할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건 무게구나!’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가벼운 차는 어디서나 빠르다는 콜린 채프먼의 철학이 새삼스레 와 닿네요.여기에 변속기도 한몫했습니다. CT4의 8단 자동변속기는 CT5의 10단에 비해 한결 민첩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각각의 코너마다 적합한 단수를 찾아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더불어 세 번의 세션(스무 바퀴가량)을 내리 달리면서도 지치지 않은 하드웨어들이 매우 돋보였습니다. CT4와 CT5 모두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5.7kg·m 힘을 냅니다. 요즘과 같은 파워 인플레 시대에 일견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전문 레이서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차고 넘치는 힘입니다. 컨트롤할 수 없는 출력은 타임로스나 사고로 이어질 뿐이에요. 하물며 공도에서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240마력이면 충분합니다.  잘 생긴 얼굴, 어색한 뒤태지금까지 달리는 얘기는 실컷 했으니 이제 CT4의 외관을 볼까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CT4는 앞 엔진 뒷바퀴 굴림의 콤팩트 스포츠 세단입니다. D 세그먼트죠. 이 클래스 대표인 3시리즈는 적당한 크기에 속도감이 느껴지는 측면 비례가 일품입니다. CT4 역시 구조에서 오는 비례감이 좋습니다. 제 기준에 앞 오버행이 살짝 긴 것 같기도 한데, C 필러의 무게감 덕에 속도감을 연출하기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캐딜락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얼굴을 보면 캐딜락의 대표 캐릭터, 수직형 주간주행등의 멋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2016년 선보였던 컨셉트카 에스칼라는 이후 등장한 대부분의 캐딜락 디자인에 영향을 주었죠. 물론 CT4도 그중 하나입니다. 수직 주간주행등과 가늘고 긴 헤드램프를 조합한 디자인 덕분에 기존의 캐릭터는 유지하며 더 잘생긴 얼굴을 연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남다른 개성을 뽐내는 CT4의 트렁크 디자인 반면 뒷모습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바로 트렁크 디자인과 번호판 위치 때문입니다. 한 체급 위 CT5와 차별화를 위해 번호판을 범퍼로 내리고 트렁크 면에는 볼륨을 주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다 보니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실물이 낫다는 점이에요. 앞짱구가 매력적인 벨루가처럼 귀엽게 느껴지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적은 내부에 있다?실내는 외관의 팬시함에 비해 조금 수수합니다. 안팎의 온도차가 확실하다 보니 약간의 인지부조화가 오기도 해요. 경쟁모델과 비교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구성은 아닙니다. 계기판 다이얼이나 센터 디스플레이 모니터, 기어레버 모양 등이 가뜩이나 얌전한 실내를 더욱 수수하게 만듭니다. 또한 공조계 버튼을 디자인상의 이유로 불필요하게 나열해 놨는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센터 디스플레이와 송풍구 사이 다이얼 두 개도 다소 생뚱맞아 보입니다. 물리버튼으로 조작감을 높이려는 의도는 알겠으나 스티어링휠 컨트롤러나 센터 디스플레이의 터치 작동감이 우수해 과잉친절로 느껴집니다. 다행인 점이라면 다이얼 크기가 작고 눈에 거슬리지 않아서 크게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정리해보자면 CT4는 기본기에 충실하고 눈길을 끄는 외관을 지녔지만 내부는 다소 슴슴한 자동차입니다. 자동차로서의 본질은 다했기에 내부가 단조로운 게 대수냐 싶지만 경쟁모델 사이에서 우위를 잡기에는 2%가 부족합니다. 가격 구성을 포함해도 그렇습니다. 국산 D 세그먼트는 못 미덥고 3시리즈는 비싸게 느껴진다면 CT4가 답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마지막으로 또 하나 찜찜한 요소가 있습니다. 적은 내부에 있다고 할까요? 캐딜락 측에서는 다 계획이 있었나 봅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달 CT5를 통해서 마무리 지어볼게요. CT4가 기본이 잘 된 훌륭한 차라는 점만 잊지 말아 주세요. 올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요. 내년 1월에 만나요 안녕! 글·사진 신종윤 기자 유튜브 자동차생활TV 바로가기 
링컨의 비상 (飛上), LINCOLN AVIATOR 2020-12-18
링컨의 비상 (飛上)LINCOLN AVIATOR 항공기에서 영감을 얻은 링컨 SUV 에비에이터는 멋진 외관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405마력을 내는 V6 3.0L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과 조절식 에어 글라이드 서스펜션은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큰 덩치와 어울리는 테일램프 디자인 Quiet Flight ‘고요한 비행’을 표방한 에비에이터를 시승하라는 초청장이 날아왔다. 비행사를 뜻하는 에비에이터란 이름과 잘 어울리는 문구가 아닐 수 없다. 첫인상은 링컨의 플래그십 SUV라는 느낌이다. 우람한 차체 크기를 보면 더 이상 체급을 올리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이보다 더 큰 네비게이터가 최상위 플래그십 위치에 있다. 네비게이터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경쟁 모델이기 때문에 국내 환경에서 운용하기란 다소 부담이 가는 사이즈다. 그런 점에서 실질적으로 여유롭게 탈 수있는 모델은 에비에이터가 아닐까 싶다. 측면은 프론트 미드십에 가까운 엔진 배치덕에 전통적이면서 웅장한 실루엣이다. 캐릭터 라인도 일직선으로 쭉 뻗어 시원스럽다. 차체 패널에 굴곡을 주지 않아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대신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수직형 프론트 그릴과 수평 벨트라인이 백미다. 리어 역시 일체형 바 타입 테일 램프를 휘감아 통일성을 유지했다.B필러에 달린 키패드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도어를 열 수 있지만 그리 요긴하지는 않다 2억짜리에 필적하는 고급성시승차에 오르려는데, 도어가 열리지 않았다.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B필러에 달린 키패드에서 비밀번호를 치자 문이 열린다. 이 차는 키리스 엔트리 키패드(keyless entry keypad) 기능을 품어 키가 없어도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도어를 열 수 있다. 가뜩이나 비밀번호 홍수 시대인데 자동차 문마저도 비밀번호를 쳐야 하다니…… 그다지 유용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가을을 담은 크롬 사이드미러 시승에 앞서 약간 빈정이 상했지만, 콕핏의 호화로움에 불편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다.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독일 3사의 불만 중 하나는 소재다. 1억짜리인데도 가죽이 형편없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우드그레인 쓰는 데도 상당히 인색하다. 2억을 넘어서야 비로소 좋은 소재를 경험할 수 있는데, 링컨은 고급 재료를 아끼지 않았다.피아노 건반에서 영감을 얻은 센터페시아의 구동계 조작 버튼 시승차는 블랙 레이블 트림으로 최상급 가죽과 우드, 메탈 재질을 아낌없이 썼다. 플라스틱도 좋은 재질을 사용해 감촉이 훌륭하다. 레벨 울티마 오디오 시스템은 8개 헤드라이너, 28개의 스피커를 통해 가슴을 울리는 사운드를 선사한다. 아울러 다양한 경고음과 알림음은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업해 직접 녹음했다고. 감성을 자극하는 신선한 시도다.최상위 트림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외관에서 파란색 로고와 휠 스포크 디자인으로 구별할 수 있다 뛰어난 성능과 하체 세팅신식 건물 주차장에서 빠져나오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좁은 데서는 다소 신경이 쓰이는 덩치다. 게다가 액셀 조작에 따른 파워트레인 반응이 빨라 저속에서도 400마력짜리 차라는 느낌이 강하다. 한산한 곳이라면 상관없지만, 도심지 주행에서는 발재간을 부려야만 울컥거림을 줄 일 수 있다. 올림픽 도로나 강변 북로 같은 막히는 도로에서는 반자율 주행을 사용하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페달을 깊숙이 밟자, 맹렬한 가속과 멋진 배기 사운드를 선사한다. 자연흡기 엔진 소리인가 생각했지만, 이 차는 분명 터보차저를 달았다. 전 영역 풍부한 토크는 물론 빠른 스로틀의 응답성은 운전자의 질주 본능을 부추긴다. 여기에 노면 충격을잘 다스리는 자동 조절식 에어 글라이드 서스펜션의 도움을 받아 롤스로이스, 벤틀리 못지않은 승차감을 제공한다. 주행 모드는 5가지. 시승 때는 노멀과 익사이트만 사용했다. 스포츠 모드 격인 익사이트는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을 최대한 쥐어짜 덩치에 걸맞지 않은 놀라운 성능을 선사한다. 에비에이터는 라이벌인 BMW X5, 제네시스 GV80, 폭스바겐 투아렉보다도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링컨이란 브랜드의 빈약한 이미지를 고려했을 때여전히 어려운 싸움이 예상된다. 여기에 몇몇 맹목적인 링컨 실더들의 행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팬심으로 이해한다 해도 링컨 이미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성비로 따지는 서열화 놀이는 럭셔리를 표방하는 링컨에게 득이 될 게 없다. 부끄러움의 몫은 링컨이 되니까 말이다. 다른 걸 다 떠나 이번 에비에이터는 정말 뛰어난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이름처럼 비상(飛上)하길 기대해본다. 글·사진 맹범수 기자 유튜브 자동차생활TV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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