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SRX 샤프한 디자인에 다이내믹한 달리기
2004-05-07  |   31,741 읽음
야,매트릭스 차다.”아이 손을 잡고 나온 한 30대 남자가 캐딜락 SRX를 보며 던진 말이다. 영화 매트릭스에 나온 차는 CTS인데 착각한 것이다. 하지만 앞모습은 거의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비슷하다. 아무튼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차가 되었으니 영화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영화에서 보여준 CTS의 강렬한 카리스마는 고급 세단으로만 인식되었던 캐딜락의 이미지를 180도 바꾸어 놓았으니 새로운 캐딜락의 전략은 적중한 듯 보인다. 럭셔리 미드사이즈 SUV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SRX는 캐딜락의 미래를 가늠케 하는 전략차종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모노코크 보디로 크로스오버카 지향해
페달조절 스위치 등 배려한 흔적 많아


신세대 캐딜락의 특징을 보여주는 샤프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캐딜락 SRX는 시그마 아키텍처(architecture)라고 불리는 FR 레이아웃의 플랫폼을 기본 골격으로 한다. 세단 CTS에서부터 쓰인 GM 최신의 플랫폼이다. GM은 SRX를 발표하며 일반적인 SUV라기보다 완전히 새로운 크로스오버카라고 강조했다. 그것은 구조적인 차이, 즉 대부분 트럭 베이스의 프레임 위에 보디를 올리는 미국 SUV와 달리 세단 베이스의 일체형 모노코크 보디를 썼기 때문이다.
물론 모노코크 보디는 BMW X5, 혼다 CR-V 등 신세대 SUV의 특징으로 일찌감치 쓰여 왔지만 미국 시장의 전통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는 다소 예외적이다. 비슷하게 비교될 만한 링컨 에비에이터와 다른 성격의 차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 즉 캐딜락 SRX는 아메리칸 SUV와 차별화를 꾀하면서 세계 시장을 노린다. 크로스오버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SRX는 실제 스타일에서부터 SUV로 단정하기 어려운 독특함이 묻어난다. 언뜻 왜건 같기도 하면서 차체 뒷부분으로 시선을 옮기면 생각보다 쿼터패널이 넓고 덩치가 크다. 세로로 긴 리어램프는 수공예품처럼 작은 램프를 하나하나 수놓은 것이 독창적이다. 삼각형의 유리창을 포함해 전체적인 뒷모습은 항해하는 배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CTS의 것을 응용한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심플하다. 캐딜락다운 화려함은 상당히 억제된 느낌으로 역시 변신을 위한 노력인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경향을 보여준다. 틸트 핸들은 물론 전동 스위치로 페달의 높낮이도 조절되므로 어떤 체형이라도 완벽한 운전자세를 잡게 해준다. 작지만 사려 깊은 배려는 미국 시장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국제적인 상품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만 도어 패널의 질감이 조금 떨어지고, 동반석 글로브 박스도 너무 아래로 처져 사용하기에 다소 불편하다.
2열 시트는 넉넉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DVD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눈에 띈다. 앞좌석과 독립된 오디오 시스템으로서 음악이나 영상을 즐길 수 있다. 3열 시트는 공간이 좁은데다 다리를 세우고 앉아야 하므로 어린이나 겨우 앉겠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용도는 다양하다. 특히 시트를 접고 펴는데 버튼 하나로 전동으로 작동하는데 놀랐다. 또 하나의 버튼은 앉았을 때 등받이 각도조절용. 또한 3열 시트를 접을 때 떼어내야 하는 헤드레스트는 바닥에 별도 수납함을 만들어 여기에 넣게 했다. 그밖에 러기지 스크린을 내장해 짐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고 스페어 타이어는 하체 바닥에 매달아 놓았다.

V8 엔진 풀타임 4WD의 거침없는 주행성능
DSC의 빠른 변속 돋보이고 핸들링 안정적


캐딜락 SRX는 이미 대부분의 메이커가 SUV를 내놓고, 링컨이나 폭스바겐, 포르쉐조차 SUV를 데뷔시킨 뒤 나오는 후발주자여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많이 엿보인다. 차의 용도와 기능 뿐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 즉 메커니즘에서도 뒤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선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GM의 대표적인 노스스타 엔진, V8 4.6X VVT(가변 밸브 타이밍기구) 엔진은 각 실린더의 밸브 타이밍이 독립제어 되어 출력은 높이고 배기가스를 줄이는 효과가 크다. 315마력의 최고출력뿐 아니라 토크도 42.7kg·m로 강력하다. 또한 풀타임 4WD 시스템은 앞뒤 회전차이를 보정하는 디퍼렌셜(differential)을 넣었을 뿐 아니라 토크도 4개의 바퀴에 균등하게 배분한다.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반응한다’는 전자식 서스펜션 시스템(Magnetic Ride Control)이 하체를 튀지 못하게 다스리고 있다. 서스펜션은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다듬어 신뢰성을 높여준다.

운전석에 오른다. 가죽시트는 적당히 부드럽고 사이즈가 충분해 몸을 잘 감싸준다. 사이드 서포트도 넓고 여기에 시트 벨트가 달려 매기도 무척 편하다. 앞서 말한 대로 페달의 위치까지 조절할 수 있으므로 드라이빙 포지션은 대만족이다. 센터페시아도 운전자쪽으로 기울였고 스위치도 간결해 다루기 쉽다.
달리기 시작하면서 인상적인 것은 트랜스미션이다. 수동 모드인 DSC(Drive Shift Control) 모드로 기어 레버를 툭 치면 수동기어의 스포티한 움직임을 즐길 수 있다. 변속충격이 가벼운 것은 물론 연결이 매우 활발하다. 2단 및 3단에서 커버할 수 있는 가속범위가 넓고 경쾌한 달리기를 보인다. 변속 타이밍도 무척 빨라 자동기어의 답답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특히 시프트 다운 때 엔진 브레이크 효과가 좋아 브레이크 페달 사용빈도를 줄여준다.
달리기의 자세는 안정감이 있지만 코너를 돌 때는 뒷부분이 조금 신경 쓰인다. 하지만 핸들링이 좋아 불안감은 없다.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내본 최고시속은 180km. 힘들이지 않고 꾸준하게 가속하는 동안 직진안정감이 돋보였다. 다만 시속 120km를 넘어서자 바람 소리가 커졌다. ABS와 트랙션 컨트롤을 조합한 브레이크는 중후한 맛이 있어 듬직하다. 하체는 사뿐사뿐 반응해 덩치 큰 SUV같지 않게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SRX의 특징 중 하나인 대형 선루프를 빼놓을 수 없겠다. 푸조 307SW의 천장을 가득 채운 글라스 루프를 떠올릴 만큼 커다란데 307과 달리 오픈이 된다. 선루프가 열림과 동시에 루프 위에는 바람막이가 일어서서 바람이 세차게 실내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2, 3열은 물론 운전석에서도 시원한 개방감을 만끽한다.
짧은 시간 SRX와 함께 하며 한 가지로 요약할 수 없는 독특한 성격의 차라는 인상이 남았다. 그것이 크로스오버를 지향한 때문이든 아니든 앞으로의 자동차는 더욱 성격을 규정할 수 없는 복합장르로 옮겨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캐딜락 SRX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50×1844×1722
휠베이스(mm) 2957
트레드(mm)(앞/뒤) 1572/1580
무게(kg) 2015
승차정원(명) 7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15/6400
최대토크(kg·m/rpm) 42.7/44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배기량(cc) 4572
보어×스트로크(mm) 93.0×84.0
압축비 10.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5.7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235/60 R18, 255/55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
3.420/2.215/1.600
0.750/-/3.020
최종감속비 3.230
변속기 자동5단(수동 겸용)
Performance
최고시속(km) 225
0→시속 100km 가속(초) 7.0
연비(km/L) -
Price 8,68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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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을 억제한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심플하다. 센터페시아가 운전자 쪽으로 기울었고 스위치도 간결해 다루기 쉽다초대형 선루프는 개방감이 무척 커 오픈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준다3열 시트는 좁지만 여러 용도로 쓸 수 있고 전동식으로 작동한다V8 4.6X 315마력 엔진. 엔진 커버 디자인도 신경 썼다수공예품처럼 다듬은 리어램프
사용하기 편한 시트벨트스포티한 달리기. 꾸준하고 강렬하게 가속하는 동안 직진안정감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