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sche Cayenne V6 이그조틱 카에서 SUV로 거듭난
2004-05-17  |   23,492 읽음
카이엔을 만나기는 이번이 세 번째. 340마력을 내는 카이엔 S나 450마력의 터보는 모양만 SUV였을 뿐 이그조틱 카(exotic car)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위로 잡아 늘린 911의 모습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고, 커다란 덩치에 걸맞지 않은 스포티한 달리기는 과연 이 차를 왜 만들었나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더군다나 터보는 언제 어떻게 괴수로 변할지 몰라 두려움에 떨며 조심조심 탔던 기억이 생생하다.
카이엔 V6은 눈높이를 낮췄다. 그래도 동급의 경쟁차들에 꿀릴 것은 없지만, 먼저 나온 형님들보다는 덜 파워풀하고 더 싸다. 이러한 상대적 우위와 열세의 교차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논란거리가 될 듯 싶다. 무엇보다 포르쉐이기 때문에…….

한계 명확한 동급 최강의 V6 엔진
카이엔의 겉모습은 윗급인 S나 터보와 다를 것이 없다. 굳이 따지자면 로고와 캘리퍼의 색이 다른 정도. 국내에 데뷔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흔치 않은 데다 낯선 스타일 덕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몰린다. 어떤 모델인가보다는 어느 메이커의 차인지 더 궁금한 눈치다.
검은색으로 마무리한 인테리어는 엔트리 급임에도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 실내를 두르고 있는 은색의 얇은 패널은 어둠 속에 빛을 발하는 듯한 효과와 함께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5개의 원을 겹친 계기판이나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등의 전통적인 모습과 간결한 대시보드에서 풍기는 포르쉐만의 ‘여백미’도 여전하다. SUV답게 앞뒤 시트 공간도 넉넉하다. 뒷시트를 접으면 평소의 3배 이상 넓은 짐 공간이 생긴다. 헤드레스트를 일일이 빼야 되는 것이 조금 불편하지만 접힌 시트에 꽂아 정리할 수 있게 한 센스가 돋보인다. 하지만 넓은 짐칸을 마련한 것 외에는 별다른 공간활용 장비가 눈에 띄지 않는다. 여전히 스포츠카임을 내세우고 싶은 포르쉐의 자존심이겠지만, S나 터보에 비해 SUV의 본연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인지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폭스바겐에서 공급받는 V6 엔진은 투아레그나 아우디 TT 3.2에 쓰이는 유닛. 하지만 포르쉐의 손길을 거쳐 마력을 높였고 최대토크가 나오는 영역도 넓혀 동급 최강의 성능을 낸다. 공회전에서는 상당히 조용하지만 가속할 때는 듣기 좋은 소음을 감수해야 한다. 카이엔 V6의 엔진은 한계가 분명하다. 남는 힘을 주체 못해 치고 나가는 것도 아니고 힘이 모자라 허덕이지 않으면서 꾸준히 밀고 나간다. S와 터보의 아련한 기억에는 분명 못 미치지만, 이 정도 무게와 크기의 차를 스트레스 없이 몰 수 있을 만큼의 필요충분한 힘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풀 드로틀을 시도해보았다. 시속 40km 단위로 차근차근 기어 변속이 이뤄지고 5단으로 바뀌는 시속 160km 부근부터는 약간 힘에 부친다 싶더니 시속 180km를 넘어서자 바늘의 움직임이 더뎌진다. 4~5단에서 액셀 페달을 깊게 밟아 킥다운을 시도하면 쉽사리 시프트다운이 이뤄지지 않아 조금 답답하다. 하지만 일단 시프트다운 된 뒤에는 경쾌한 가속이 이어진다. 이런 잠깐의 간극이 불만이라면 팁트로닉 수동 모드와 친해져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SUV로서의 친숙함과 아쉬움 교차
제동성능은 가장 돋보이는 부분. 시속 100km 이상에서 힘차게 브레이크를 밟아도 노즈 다이브 현상이 미약하다. 하지만 도심주행같이 밀리다 서다를 반복할 때는 민감한 반응성이 드라이버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엔진 배기량과 함께 출력이 줄었지만 핸들링 성능은 그대로 물려받았다. 단단한 하체와 275/45 R19의 커다란 타이어는 급격한 코너링이나 급차선 변경 등에서 접지력을 최대한 살려준다.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서는 구동력을 앞뒤로 적절히 나눠주는 PTM과 이와 상호작용하는 주행안정장치 PSM 덕분에 어지간해선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높은 시트 포지션에서 오는 불안감만 걷어낸다면 승용차 못지않은 운전감각을 살릴 수 있다.
카이엔 V6의 엔진 성능은 같은 급에서라면 몰라도 포르쉐라는 이름에 비춰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엔진의 한계 성능이 분명해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친숙함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 그러나 포르쉐만의 파워풀한 성능을 거둬내고 SUV로서의 메리트를 내세우기엔 그 급의 경쟁차들이 갖추고 있는 다양한 편의장비와 공간활용도가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성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연비도 윗급과 큰 차이가 없어 유리하지 않다. 값도 S나 터보에 비해 쌀 뿐 라이벌에 비해선 만만치 않다. 카이엔 V6은 기교와 타협할 수 없는 대범함을 지닌 포르쉐의 엔트리 SUV로 ‘공신력 있는’ 달리기 성능이 돋보인다. 하지만 스포츠카이든 SUV든 어느 한 쪽에서 분명한 자랑거리를 찾고 싶은 고객들은 포르쉐라는 네임 밸류만으로 만족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시승 협조: 한성자동차 ☎ (02)532-3421

포르쉐 카이엔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82×1928×1699
휠베이스(mm) 2855
트레드(mm)(앞/뒤) 1646/1662
무게(kg) 2555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최고출력(마력/rpm) 250/6000
최대토크(kg·m/rpm) 31.6/2500~55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배기량(cc) 3189
보어×스트로크(mm) 84.0×95.9
압축비 11.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분사
연료탱크크기(L) 100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75/45 R19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⑥/?
4.150/2.370/1.560
1.160/0.860/0.690/3.39
최종감속비 4.560
변속기 자동6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14
0→시속 100km 가속(초) 9.7
연비(km/L) 6.3
Price 1억1,0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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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을 던 파워로 스포츠성보다는 SUV의 친숙함을 강조한 달리기포르쉐임을 항변하듯 전통과 단순함이 조화를이룬 인테리어V6 3.2X DOHC 엔진. 폭스바겐의 것을 손봐동급 최강의 성능을 낸다핸들링 성능은 그대로. 큰 키에도 코너를 매끄럽게 빠져나간다앞모습이 어색하다면 좀더 SUV다운 뒷모습과 먼저 친해질 것뒷시트를 접으면 평소의 3배가 넘는 짐 공간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