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6 2.7T quattro & Allroad quattro 2.7T ② - 어떤 스타일로도 감출 수 없는 질주 본능
2004-02-24  |   33,022 읽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원하든 원치 않든 1년에 몇 차례씩 청첩장을 받아들게 된다. 만약 15년 지기 오랜 친구의 늦장가 소식이라면 아무리 바빠도 만사 제쳐두고 달려갈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 인사라도 주고받다 보면 예식장은 그야말로 시골장터 분위기. 이 모든 소란은 신랑신부의 등장과 더불어 단숨에 가라앉는다. 새신랑은 이미 대학시절 이태원에서 산 가죽점퍼 한 벌로 네 차례의 겨울을 버티던 그가 아니고, 새신부 역시 대학 후문 근처에서 장만한 ‘짝퉁’ 패션으로 자신만만해하던 그녀가 아니다. 메이크업에 웨딩드레스, 턱시도를 받쳐입은 그들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하객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옷은 날개다.’
트윈터보로 무장한 ‘아우디 트윈 스타’가 서로 다른 옷을 차려입고 한국 땅을 밟았다. 주인공은 아우디 중형 세단의 간판스타 A6 2.7T 콰트로와 고성능 ‘아반트’ 올로드 콰트로 2.7T. 콰트로 시스템의 자극적인 맛을 서로 다른 그릇에 담아낸 이들은 아우디의 걸작이라 부르기에 모자람 없는 차들이다. 세단과 왜건 가운데 아우디 중형 승용차를 위한 날개가 되어줄 옷은 과연 무엇일까.

부드러운 A6과 남성미 넘치는 올로드 콰트로

이번 만남을 주선한 이는 지난 12월 중순 국내 시판에 들어간 A6 2.7T 콰트로. 1968년 등장한 앞바퀴굴림 세단 아우디 100에 뿌리를 둔 A6은 매끈한 보디 스타일링과 완성도 높은 인테리어, 고감도 엔진에 완벽한 서스펜션까지 고루 갖춰 아우디 기술력의 정수를 보여준다. 전체적인 보디라인은 같은 엔진을 얹은 동지 올로드 콰트로 2.7T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꼭 닮은 눈(헤드라이트)……. 얼굴만 놓고 보면 이들은 분명 일란성 쌍둥이다.
A6 2.7T 콰트로의 스타일링은 솔직 담백하다. 억지 꾸밈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라인은 오랫동안 곁에 있어도 싫증나지 않을 것 같다. 2.7T 콰트로의 포인트는 트렁크리드 끄트머리에 살짝 올려붙인 립 스포일러. ‘아우디’라는 브랜드를 너무 의식해서인지, TT 로드스터의 엉덩이를 떠올리게 한다. 차분한 듯 스포티한 라인은 ‘아우디 승용 라인업 가운데 가장 예쁜 차’라는 명성을 확인시켜준다. 범퍼를 중심으로 나눠진 라디에이터 그릴은 파이크스피크와 누볼라리 콰트로 등 지난해 선보였던 컨셉트카를 닮았다. 변화에 대한 기대보다 두려움과 망설임이 앞서는 까닭은 아마도 A6 스타일링에 대한 익숙함 때문인 듯.
고성능 ‘아반트’의 진수를 보여주는 올로드 콰트로 2.7T 스타일링은 A6에 비해 훨씬 남성적이다. 언뜻 꼭 닮은 듯한 앞모습도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눈매는 같으나 라디에이터 그릴은 A6보다 거칠고, 범퍼 아래에 덧댄 프로텍터는 A6이 갖지 못한 오프로드 본능을 드러낸다. 불끈 솟아오른 오버펜더와 올로드 콰트로 특유의 이중 휠에는 마초적인 성격이 다분하다.
A6 2.7T와 올로드 콰트로 2.7T는 겉모습뿐 아니라 인테리어도 많이 닮았다. 도어를 열면 3스포크(A6)와 4스포크로 스타일을 달리한 스티어링 휠이 눈에 들어오나, 두 차 인테리어의 차이점 역시 거기까지. 3스포크에 대한 개인적인 집착이 큰 탓인지, A6쪽이 한결 스포티해 보인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 타입은 옵션에 포함된 내용이니 이 또한 큰 차이점이라 보기 어렵다. 4단계로 조절되는 에어 서스펜션 버튼과 미세하게 다른 시트가 두 차를 구분짓는 단서.

탄탄한 서스펜션의 풋워크 돋보여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은 앞바퀴굴림 방식에 대한 고집스러운 집착에서 출발한다. 두 차에 얹힌 시스템은 지난 97년 선보인 5세대. 풀타임 4WD에 종합 차체제어 시스템 ESP를 쓰는 등 새 기술을 더했으나 그 근원은 센터 디퍼렌셜에 토센 LSD를 얹은 2세대 콰트로(86년)에서 찾아볼 수 있다. 토크 센싱(torque sensing)의 줄임말 토센에 차동제어장치(LSD)를 더한 이 시스템은 웜 휠과 웜 기어, 스퍼 기어 등의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지만 응답성이 좋고 사이즈를 컴팩트하게 만들 수 있어 콰트로 시스템의 중추로 자리잡고 있다. 토크를 앞뒤 50:50으로 나누고 언제 어디서든 한쪽 바퀴가 헛돌면 반대쪽으로 더 많은 토크를 보내는 방식. 프론트와 리어 액슬 사이에 놓인 토센 디퍼렌셜은 최대 78%의 구동력을 회전수가 적은 쪽으로 전달해 한결 안정적인 코너링을 실현한다. 앞뒤 구동력 분배의 융통성은 30:70~70:30까지.
A6 2.7T 콰트로와 올르드 콰트로 2.7T는 보여주기 위한 차가 아니다. 아우디 차가 대개 그렇듯 이들 역시 스티어링 휠을 붙잡고 직접 타봐야 무덤덤한 스타일링 속에 감춰둔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우선 A6의 운전석에 앉아 출발. 바삐 변속을 해가며 액셀 페달 밟은 발에 힘을 주자 날쌘 반응을 보인다. 아랫급 A6 2.4 콰트로에 비해 변속 타이밍은 빠른 편. V6 DOHC 5밸브 트윈터보 2.7X 250마력 엔진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직선 구간에서 만만찮은 가속력을 드러낸다. 서너 차례 테스트 결과 A6 2.7T 콰트로의 0→시속 100km 가속은 평균 7~8초. 제원표 상의 성능(7.4초)과 일치한다.
이어진 원선회 및 급선회 테스트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4매틱과 같은 뒷바퀴굴림 베이스의 4WD 방식과는 또 다른 풋워크를 드러낸다. 라인 추종성은 올로드 콰트로에 조금은 못 미치는 듯하나 한결 가볍게 내딛는 움직임이 운전 재미를 더한다.
‘왜건의 탈을 쓴 스포츠카’ 올로드 콰트로 2.7T는 A6에 비해 묵직하다. AT 레버를 S 레인지로 옮기면 변속 타이밍을 3천500rpm 부근으로 끌어올려 한결 스포티하게 달린다. 원선회 테스트에서도 A6 세단 못지않은 버티기 실력으로 경쟁심을 불러일으킨다. 서로 다른 타이어 (A6 비대칭 미쉐린 vs 올로드콰트로 대칭 던롭)도 미세한 차이의 주요 원인. 큰 흥분을 느끼지 않은 채 이들을 맞았지만 A6과 올로드 콰트로는 이미 강렬한 유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전에 타본 아우디 차들도 늘 이런 식이었다.

닮은 듯 서로 다른 콰트로 달리기

경기도 용인의 와인딩 로드는 좁고 가파른 데다 헤어핀에 가까운 급커브가 곳곳에 숨어 있어 어지간한 하체가 아니면 버티기 힘든 코스. 물론 시속 30km 이하의 저속으로 통과할 때를 말하는 게 아니다. 브레이크 페달에 의존하지 않고 시프트다운과 핸들링만으로 차체를 컨트롤하기에는 A6과 올로드 콰트로에게도 꽤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 곳에서 콰트로 시스템과 튼튼한 하체를 확인하기로 했다.
A6 2.7T 콰트로의 자신감은 직진 가속력에 이어 와인딩 로드 주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조작감은 기대 이상이고 팁트로닉 버튼의 쓰임새도 무척 좋은 편. 헤어핀 수준으로 파고드는 경사로에서 가속을 늦추지 않자 코너 바깥쪽으로 슬립을 일으키는 듯했으나 금세 제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ESP는 너무 적극적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타이밍을 놓칠 만큼 늦게 개입하지도 않는다. 안정감 면에서야 반 박자 빠른 ESP의 개입이 앞서겠으나 ‘펀 투 드라이빙’(fun to driving) 측면에서는 운전자에게 ‘몸소 버티는 재미’를 선사하는 감각이 낫다고 볼 수 있다. 대신 나중에는 운전이 아닌, 운동하는 기분이 들 수 있으므로 아우디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 전에 체력부터 관리할 것.

차체 움직임이 조금 무거운 듯해도 에어 서스펜션을 뺀 플로어 팬 전체를 공유한 모델인 이상 올로드 콰트로의 전반적인 운전감각은 A6과 비슷하다. 1천800~4천rpm의 넓은 영역에서 마구 뿜어 나오는 35.7kg·m의 최대토크는 마음껏 도로를 휘젓고 싶은 욕망을 부추긴다. 올로드 콰트로의 듬직한 직진 달리기는 대단하나, 핸들링에서는 무거운 차체의 한계를 어쩔 수 없이 드러낸다. A6보다 부드러운 시트도 운전감각 차별화에 한몫 한 요인. A6에 비해 롤링이 분명하게 전달되는 편이고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도 조금 못 미친다. A6보다 크게 높은 최종감속비(2.909 vs 4.379)는 올로드 콰트로의 지향점을 분명히 규정짓는다. 같은 뼈대를 지녔어도 지향점을 달리 하면 결과물은 이렇게 달리 나온다.
A6 2.7T 콰트로의 전신인 아우디 100에 콰트로 시스템이 얹힌 지도 햇수로 13년째인 만큼, 그 명성과 세월만으로도 성능을 확신하기에 모자라지 않을 법하다. 한편 올로드 콰트로의 모태는 코너링 안정성이 떨어지는 정통 왜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던 A6 아반트. 여기에 4WD와 4레벨 에어 서스펜션을 더한 올로드 콰트로는 무시할 수 없는 신뢰감을 쌓았다.
끈질기게 파고든 A6 2.7T 콰트로는 매서웠고, 부드러운 듯 듬직하게 버틴 올로드 콰트로 2.7T는 마음까지 편하게 해주었다. 날렵한 A6 2.7T 콰트로가 처녀 시절 연못가에 벗어두었다 나무꾼에게 빼앗긴 선녀의 날개옷이라면, 안정감 있는 올로드 콰트로 2.7T는 아이 셋을 품에 안고 다시 하늘로 올라갈 때 나무꾼의 아내가 입었던 날개옷에 견줄까. 세단과 왜건은 결국 보이는 차이만 클 뿐, 모두 아우디에 어울리는 옷들이었다.
취재 협조 : 고진모터임포트 ☎ (02)516-2468

아우디 A6 2.7T 콰트로
장점
·깔끔한 스타일 ·날카로운 핸들링
단점
·가벼운 몸놀림 ·강력한 라이벌들
올로드 콰트로 2.7T
장점
·묵직한 주행성능 ·멀티 플레이어
단점
·무거운 코너링 ·한국에서 왜건으로 살기
A6 2.7T 콰트로 올로드 콰트로 2.7T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96×1810×1453 4810×1852×1529~1595
휠베이스(mm) 2759 2760
트레드(mm)(앞/뒤) 1540/1569 1586/1597
무게(kg) 1705 1795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V6 DOHC 5밸브
최고출력(마력/rpm) 250/5800
최대토크(kg·m/rpm) 35.7/1800~45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배기량(cc) 2671
보어×스트로크(mm) 81.0×86.4
압축비 9.3
연료공급장치 -/트윈터보
연료탱크크기(L) 70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멀티링크/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모두 235/45 R17 모두 225/55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
3.665/1.999/1.407
1.000/0.742/4.096

최종감속비 2.909 4.379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45 234
0→시속 100km 가속(초) 7.4 7.7
연비(km/L) - 7.9
Price 미정 8,7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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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핀에 가까운 급코너를 무섭게 파고드는 A6 2.7T 콰트로(왼쪽)와 올로드 콰트로2.7T3스포크 스티어링 휠로 스포티한 맛을 더한 A6 2.7T 콰트로의 운전석올로드 콰트로 2.7T는 듬직한 4스포크 스티어링 휠로 이미지를 달리했다일란성 쌍둥이처럼 닮은 두 차의 인테리어. A6(앞쪽)의 시트가 좀더 단단하다
스타일은 달라도 0→시속100km  가속을 7초대에 끊는 두 차의 순발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A6 2.7T 콰트로(왼쪽)는 터널처럼 깊은 트렁크룸을 내세워 왜건의 쓰임새에 도전장을 내민다입은 옷만 다른 두 대의 아우디를 매섭게 이끄는 V6 2.7X 250마력 트윈터보 엔진앞 시트 등받이 아래에 달린 뒷좌석 바닥 조명등. 아우디식 손님맞이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