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로터스 최후의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에미라
2021-07-26  |   18,880 읽음

로터스 최후의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에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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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와 엑시지, 에보라를 대체하는 새로운 로터스. 에바이야를 그대로 축소한 듯한 에미라는 최후의 미드십 엔진 로터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추었으며 기존 토요타 V6 수퍼차저 외에 AMG의 4기통 터보 엔진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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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로터스를 상징하는 엘리스가 등장한 것이 1994년. 가볍고 단단한 알루미늄 섀시를 도입해 화제를 모은 엘리제는 엘란을 대체하는 모델이었다. 엘란은 국내에서 기아가 잠시 생산(M100)해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백본 프레임에 글라스파이버 보디를 얹은 로터스 최초의 앞바퀴 굴림 모델이었다. FF 치고는 핸들링이 뛰어났지만 시대에 뒤처진 설계였다.

알루미늄 뼈대와 미드십 레이아웃으로 진화한 엘리스는 로터스의 새 시대를 열었다. 1t에 육박했던 무게를 250kg가량 덜어내 경량화를 극단적으로 추구했던 창업자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도 현대적으로 진화했다. 이후 엘리스는 기본 설계 자체를 크게 바꾸지 않은 채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설계라도 20년은 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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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 엔진의 퍼스트 에디션이 가장 먼저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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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나 엑시지에 비해 그랜드 투어러 성향이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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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창 아래로 들여다보이는 엔진룸


로터스는 올해 초 엘리스는 물론 여기에서 파생된 엑시지와 에보라까지 생산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7월 6일, 이들을 대체하는 새로운 미드십 스포츠카 에미라를 내놓았다. 타입 131로 알려진 신형 로터스는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눈앞에 둔 지금, 브랜드 최후의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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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카 에바이야를 축소한 디자인

2028년에 80주년을 맞게 되는 로터스는 비전80이라는 미래 전략을 진행 중이다. 브랜드의 새로운 변혁을 이끌게 될 첫 작품이 바로 에미라. 고어에서 유래된 이름은 사령관 혹은 리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로터스 전통에 따라 이번에도 E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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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라의 디자인이 낯설지 않은 것은 에바이야를 그대로 닮았기 때문이다. 2019년 등장했던 에바이야는 로터스의 첫 전기차로 2,000마력의 괴력을 자랑하는 하이퍼카다. 헤드램프와 보닛 슬릿, 보디라인과 측면 흡기구 등 에바이야 디자인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상당 부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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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로터스는 2010년 파리 오토쇼에서 차세대 엘란과 로터스 콘셉트를 공개한 바 있다. 이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고 2017년에는 모기업이 말레이시아 프로톤에서 중국 지리로 바뀌는 큰 변화를 맞았다. 덕분에 2009년 발표된 에보라 이후 한동안 라인업에 변화가 없었고, 최근에 와서야 하이퍼카 에바이야로 EV 시대로의 도약을 알렸다. 그리고 그 디자인을 그대로 축소해 에미라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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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승이면서도 2+2의 에보라보다 차체가 커졌다


에미라의 차체는 에바이야보다 작지만 엘리스나 엑시지보다는 다소 커졌다. 길이 너비 높이 4,412×1,895×1,225mm는 2+2 모델인 에보라를 기준으로 해도 17mm 길고 47mm 넓으며, 4mm 낮다. 휠베이스는 2,575mm로 에보라와 동일하다. 에바이야 디자인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사이드 인테이크의 용도. 차체 측면에서 흡입한 공기를 그대로 뒤로 뽑아내는 에바이야와 달리 엔진을 사용하는 에미라는 엔진 흡기와 냉각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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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디퓨저 양쪽에 자리 잡은 배기관


에바이야에서 시작된 로터스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는 콤팩트한 차체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로터스 브랜드의 스포츠 감각과 아울러 프리미엄 시장에 대한 야망도 읽을 수 있다. 풀 LED 헤드램프가 기본. 뒤에는 일체식 리어윙과 에어 디퓨저가 추가적인 다운포스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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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는 가벼운 차체와 함께 강력한 제동성능을 제공한다


20인치 휠에는 굿이어 이글 F1 슈퍼스포츠 혹은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2 타이어를 조합한다. 드라이 서킷 전용인 파일럿 스포츠 컵2 타이어는 드라이버즈 팩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다.


한층 고급스러워진 인테리어

지나치게 단순하고 직관적이었던 양산형 로터스의 인테리어를 떠올리면 에미라는 호화 그랜드 투어러에 가까워졌다. 기존의 원칙은 준수하면서도 고급 소재를 정성 들여 사용했고 다양한 편의 장비까지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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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와 편의장비 등 실내는 월등히 고급스러워졌다. 다기능 터치스크린과 KEF 오디오가 달린다


모니터식 계기판과 대시보드 중앙의 10.25인치 터치스크린은 최신형 자동차의 증거. 전용 콘텐츠는 직접 개발했으며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무릎 공간을 확보하는 D컷 스티어링은 다양한 조작 스위치가 달렸다. 센터 터널에 엔진 시동 버튼을 보호하는 빨간색 커버나 센터 터널 아래로 노출된 수동변속기 링크 등은 고성능차 분위기를 북돋우는 장치들이다. 스마트폰 홀더와 컵홀더, 글로브 박스는 물론 시트 뒤(208L)와 엔진룸 뒤(151L)에도 화물 공간을 마련했다. 표준 사이즈의 항공 케이스나 골프 클럽 수납이 가능하다.

2개의 스포츠 시트는 기본이 4웨이, 옵션 프리미엄 스포츠 시트는 12웨이 조절식이다. 이 밖에도 키리스고, 크루즈 컨트롤, 앰비언트 라이트, 레인 센싱 와이퍼와 전동 폴딩 도어 등 다양한 편의장비를 준비했다. 오디오는 KEF에서 10채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독점 공급한다. 하이엔드 스피커로 유명한 영국의 KEF는 이번이 자동차 메이커와의 첫 합작이다.


새로운 섀시와 서스펜션 선택권

고급스러워졌다고 해도 단순함은 여전히 로터스의 핵심 가치다. 요즘 고성능차에서 흔한 액티브 에어로 기술은 달지 않았다. 경량 차체와 균형 잡힌 무게 배분, 공력 설계를 통해 뛰어난 성능을 보장한다.

어떤 속도 영역에서도 다운포스와 접지력이 조화를 이룬다. 수석 공력 엔지니어인 리차드 힐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로터스에서 새로운 스포츠카를 개발하는 것은 공기역학이나 운동역학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비교불가의 운전 경험을 선사하는 마법과도 같은 로터스 다이내믹스는 자연의 힘을 조화시켜 만들어 냅니다. 에미라에는 마법과 그 이상의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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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개량하며 사용해 오던 알루미늄 섀시는 이번에 완전 신형 아키텍처로 바꾸었다. 압출 알루미늄 소재를 접착해 견고하게 조립되며 헤텔에서 약간 떨어진 노위치의 새로운 시설(Lotus Advanced Structures)에서 생산한다. 엘리스와 엑시지, 에보라 모두를 대체해야 하는 에미라는 섀시와 서스펜션 세팅으로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 일상적인 주행을 위한 투어(Tour)는 안락함과 로터스 핸들링의 밸런스에 중점을 둔다. 보다 고성능을 원하는 고객이라면 스포츠(Sports)가 있다. 단단하게 조여진 서스펜션이 직접적인 반응성과 강렬한 핸들링을 제공한다. 옵션인 드라이버즈 팩은 서킷 주행 등 하드코어 주행에 대응하며 런치 컨트롤도 포함되어 있다. 트레드는 지금까지의 양산형 로터스 중 가장 넓다. 스티어링은 늘어난 무게와 고출력화 등을 고려해 유압식 파워 어시스트를 기본으로 달았다. 


AMG의 4기통 엔진은 내년에 등장

키트카라는 뿌리에서 출발한 로터스는 거의 대부분의 엔진을 외부에서 조달해 왔다. 영국 포드 계열이 대표적이지만 오스틴이나 이스즈, 코스워스 엔진도 사용했으며 직접 개발해 얹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부분 토요타 엔진이었다. 엑시지와 에보라에 쓰였던 V6 3.5L 수퍼차저 엔진은 이번에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최고출력 400마력으로 시속 290km가 가능하다.

로터스같은 소규모 업체는 엔진 선택이 신차 개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가뜩이나 요즘은 배출가스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에 까딱하면 특정 국가의 수출 길이 막힐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다양한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대기업은 똑똑한 선택이다. 

이번에는 완전히 새로운 엔진도 얹었다. 4기통 버전에서 기존 토요타 대신 AMG M139 엔진을 준비한 것. AMG A45 AMG 시리즈에서 382~412마력을 내는 2.0L 터보 엔진은 로터스 헤텔 공장에서 에미라에 맞추어 흡배기 시스템을 새로 다듬는다. 출력은 360마력으로 낮아지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운 차체와 짝을 이루어 강력한 성능을 제공할 예정. 변속기는 V6가 기존과 같은 아이신제 수동과 자동, 4기통은 8단 듀얼 클러치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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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기준에서 감성품질은 다소 떨어지는 대신 가격 대비 극한의 펀 투 드라이브 능력으로 강력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로터스. 에미라를 통해 포르쉐, 페라리같은 존재들과 조금 더 가까워졌다. 성능 스펙은 V6 버전만 공개되었다. 400마력의 출력으로 0→시속 100km 가속 4.5초 미만, 최고시속은 290km다. 내년 봄에 생산을 시작하는 에미라는 우선 V6 엔진의 퍼스트 에디션을 한정판으로 판매한다. AMG 4기통 엔진은 내년 여름부터 만나볼 수 있다.


74e723ed3822b2083ccc2dbc82bc9fcb_1584331995_5924.jpg 이수진 편집장 사진 로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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