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랭식 포르쉐의 명의(名醫)를 만나다, 스피젠 신재운 대표
2020-10-20  |   19,949 읽음

공랭식 포르쉐의 명의(名醫)를 만나다,

스피젠 신재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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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고 매력적이지만, 메인터넌스가 까다로운 모던 클래식카를 전문으로 정비해온 스피젠 신재운 대표. 그는 진성 오너들이 인정하는 포르쉐 스페셜리스트다. 서울 광나루 소재 워크숍에서 그를 만나 공랭식 포르쉐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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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랭식 M64/21 엔진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강한 중독에 헤어 나올 수 없다

 

포르쉐 911의 코드네임 중 930, 964, 993은 마니아들에게는 여전히 최고의 포르쉐다. 전통적인 공랭식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얹은 911은 ‘포르쉐 바이러스’의 숙주 같은 존재. 한 번 맛을 보면 중독성이 강한 사운드와 아날로그 감성이 마음을 뒤흔든다. 뛰어난 성능과 밸런스를 갖춰 스포츠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 여전히 각광받는 존재가 바로 공랭식 911이다. 한데 RR 구동계의 악명 높은 정비성과 비싼 부품 값 때문에 진입장벽은 높은 편. 이에 신대표는 “처음 접할 때는 유지 보수 측면에서 막막하지만, 사실 겁먹을 필요가 없습니다.”라며 오히려 투자한 만큼 착실하게 보답하는 것으로는 포르쉐만한 차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포르쉐파일이 신뢰하는 전문가 명실공히 그는 ‘포르쉐파일이 신뢰하는 포르쉐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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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에 전시된 1950년대 포르쉐 타입 547 4기통 레이스 엔진의 스케일 모델. 실제 엔진처럼 전동으로 작동된다

 

포르쉐파일(Porschephille)은 포르쉐를 소유하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차를 타며 공부하는 사람을 뜻하는 영미권 신조어. 신대표 역시 포르쉐 오너다. 자동차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90년대 PC 통신 자동차 커뮤니티였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만나 자연스레 자동차 쪽으로 진로를 정했고, 그때 의기투합한 멤버들이 훗날 스피젠을 설립했다. 처음부터 스피젠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당시 사대문에 유일무이한 수입차 메인터넌스 튜닝샵인 디렌모터스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포르쉐에 본격적으로 눈을 뜬 계기는 포르쉐가 국내 법인이 없던 시절, 독일 튜너 루프(RUF)로 기술연수를 다녀오면서부터다. 이후 강남 스피젠 모터스에서 10년간 정비 총괄팀장을 거치고, 지난해 중곡동 스피젠 워크숍의 주인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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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젠의 워크베이. 아래는 내로우(narrow) 타입의 964. 위에는 최종형인 993


스피젠(SPITZEN)은 ‘날카롭게 연마하다, 주의 깊게 살피다’라는 뜻의 독일어에서 가져왔다. 스피젠에 차를 맡기러 오는 고개들의 공통점은 온전히 신대표를 믿는다는 점이다. 특히 스페셜 모델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진단뿐만 아니라 영타이머, 올드타이머, 레이시한 엔진을 얹은 번호판을 단 한정판 모던 클래식, 미드십 방식의 신형 로터스나 페라리, 람보르기니까지 아우른다. 신대표는 특히 진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이유를 묻자 “수리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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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의 전경​


공랭식 포르쉐 예찬론과 애정 어린 조언

그는 공랭식 엔진의 기계적인 매력에 푹 빠져있다. “엔진을 분해해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만 나옵니다. 기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매료될 수밖에 없지요.”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특히 오버홀을 마치고 시동을 걸 때 느끼는 짜릿함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고. 공랭식 포르쉐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911로 930과 964를 꼽았다. “공랭식 최종형인 993에 비해 이전 세대 모델들이 다소 정비가 까다롭지만, 대신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진하게 풍깁니다. 그에 비해 993은 요즘 차와 그리 갭이 크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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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베이에 있는 자신의 차를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라운지

 

공랭식 포르쉐 예찬론자인 신대표는 “여전히 날것 그대로의 운전 감각과 기계적인 감성의 재미만큼은 신형이 절대 따라오지 못합니다”라고 역설한다. 게다가 포르쉐 클래식 사업부가 어느 브랜드보다 가장 체계적이라 오래된 부품 하나하나 수급에 어려움이 없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비싼 게 흠일 뿐 부품의 완성도와 내구성은 훌륭합니다. 그래서 투자한 만큼 완벽한 복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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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랭식 포르쉐에 도전하는 예비 오너에게는 클래식카라고 해서 겁낼 필요는 없다고 안심시킨다. 물론 재정적 여건과 차에 대한 애정이 필요조건이지만 말이다. 어느 정도 좋은 컨디션의 차라면, 유지 보수가 그다지 까다롭지 않다. 대신에 양심적인 미캐닉을 만나서 제대로 된 정비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을 했다. “기존 오너라면, 스스로 워낙 베테랑이라 알아서 잘 관리하겠지만 너무 차를 아끼는 탓에 실질적으로 차의 제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피가 돌아야 건강한 것처럼 차 역시 움직여야 순환될 것들이 돌아 공랭식 엔진에서 취약한 가스켓(씰)이 터지는 고장도 예방할 수 있다. 제아무리 투자가치가 높다고 운행 마일리지만 신경 쓰다 보면 되려 차가 망가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90db5a4fa33499762f81664f440fef00_1584493434_0444.jpg글 심세종 칼럼니스트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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