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래식카 문화를 알려주마! 르메이 자동차 박물관, 르메이 컬렉션
2020-10-26  |   25,783 읽음

미국 클래식카 문화를 알려주마!

르메이 자동차 박물관 & 르메이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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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거주하는 클래식카 마니아이다. 클래식카와 자동차 문화를 좋아하는 필자에게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해 3월부터 대부분의 공공시설이 문을 닫았다. 이렇게 반년간 휴무 중이던 시애틀 근교의 클래식 자동차 소장고가 재개장 준비를 한다는 소식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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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설립자이자 자동차 컬렉터였던 해롤드 르메이 (Harold LeMay)와 그의 부인 넨시 르메이(Nancy LeMay)
 


미국은 자동차 역사가 길고 일상생활의 필수품인 만큼 클래식카 문화 역시 잘 보존·계승되고 있다.

각 주마다 클래식카 클럽과 지역 단위의 박물관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 클래식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지역을 방문할 때 박물관을 먼저 찾는 습관이 있을 정도이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시에 자리한 ‘르메이 미국 자동차 박물관(LeMay America's Car Museum)’의 전신이자 수장고인 ‘르메이 컬렉션 앳메리마운트’(LeMay Collections At Marym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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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애틀 근교의 타코마시에 위치한 해롤드 르메이 컬렉션 캠퍼스 전경. 유서 깊은 고등학교 부지를 매입해 클래식카를 테마로 한 문화공간 및 클래식카 소장고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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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을 들어서면 티켓 카운터와 기념품 매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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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을 위해 설치된 체온계와 가림막  


유서 깊은 학교 부지를 매입해 만든 조각 공원에 지역 시민의 문화공간을 더한 이곳은 설립자인 해롤드 르메이(Harold LeMay)가 소유했던 자동차를 보관하는 수장고다. 클래식카 보존에 적합한 환경은 물론 전문적인 복원 설비를 갖추고 있어서 클래식카 마니아에겐 박물관 이상으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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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전임에도 이번 투어를 위해 특별히 나와 준 팀(Tim)은 12년간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클래식카 마니아다. 소장고의 스태프 대부분이 자원봉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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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당을 개조한 제1관은 작은 차들을 전시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기네스북에 오른 남자의 컬렉션

르메이 컬렉션의 설립자인 해롤드 르메이는 한때 3,500여 대가 넘는 클래식카를 수집해 1997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클래식카를 보유한 컬렉터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그는 미국 자동차 수집만 고집한 것으로도 알려지는데,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독창적인 방향으로 발전한 것을 미루어 상당히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대략 1,500대 규모로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보유한 수장고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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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0~50년대 자동차 문화를 보여주는 제2관에는 터커가 있었다. 상업적으로 실패했지만 희소가치가 매우 높은 자동차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미국의 클래식카를 대표하는 다양한 차를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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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박물관의 보유 자동차가 많은 까닭에 수장고 역시 전시기능 일부를 담당한다. 메인 건물은 네 개의 테마로 나누고, 본관 뒤쪽에 있는 두 동의 건물은 전시될 자동차를 보관하고 복원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매년 6월과 9월에 클래식카 컬렉터들이 참여하는 퍼레이드와 경매 행사도 개최되는데, 아쉽게도 올해는 분위기상 취소된 상태이다.

보관 중인 자동차는 복원이 필요한 차와 복원이 끝난 차로 나뉘어 관리된다. 복원이 필요한 차는 전문 복원팀이 판금, 기계 복원, 인테리어 복원 등세 단계를 거친 후 전시 주제와 일정이 정해지면 박물관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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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관에는 영화 소품으로 사용되었던 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대부분의 규모가 큰 자동차 박물관은 인지도가 높거나 상업적인 희소가치가 높은 차 위주로 전시하는 데 반해 이곳은 수장고이기 때문에 19세기 말에 도로를 달렸던 증기 자동차부터 비교적 최신인 2000년대 차까지 방대한 카테고리의 자동차가 모여 있다. 그 밖에도 바이크 및 시대상을 나타내는 갖가지 관련 용품과 다양한 용도의 탈것, 기계들이 함께 전시되어 당시를 추억하게 만든다. 특히 미국의 클래식카 계보와 시대별 여러 모델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은 이곳만의 큰 장점이다.

메인 건물의 정문으로 들어서면 티켓 카운터와 기념품 판매대가 방문자를 맞는다. 코로나19로 인해 가림막과 온도 측정 부스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이곳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수장고를 방문하기 전 학교 건물을 활용한 소전시장을 먼저 관람하게 되는데, 소강당 및 실내 체육관, 식당으로 쓰였던 곳을 전시장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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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전시공간으로 사용되는 제3관은 원래 실내체육관이었다. 아직 전시차를 이동 중이라 세팅이 안 된 모습이다. 이번에 새로 복원된 윌리스 지프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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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이 끝난 차를 보관하는 소장고. 190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마친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미국 자동차 100년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은 총 다섯 개의 구획으로 나뉘며, 자동차 카테고리, 역사적 의미 등에 따라 꾸며져 있다. 소전시장 관람 후 관계자의 특별한 배려로 아직 개관하지 않은 수장고를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두개의 동으로 나누어진 수장고는 마치 할리우드의 영화 세트장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 수장고에는 미국 자동차들이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다. 1900년대부터 2000년대 자동차들이 줄지어 있어 100년이라는 시간을 단숨에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곳에 전시된 차들은 모든 복원이 끝나 언제든 전시가 가능한 상태로 유지된다. 70년대까지 미국에는 생각보다 많은 메이커가 존재했다 사라졌다. 한 공간에서 그수많은 브랜드의 대표 모델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마니아들에게 귀중한 경험이자 큰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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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고의 총괄 관리와 복원팀을 맡고 있는 밥. 해롤드 르메이의 오랜 친구로 포드 모델T 마니아다. 소장고 한편에 마련된 그의 모델 T 작업 공간 


두 번째 수장고는 크기부터 압도적이다, 이곳은 복원 전의 자동차를 보관하는 용도다. 3층으로된 구조물에 클래식카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모습은 마치 미니카를 전시해 놓은 듯한 착각이 든다. 승용차와 트럭, 버스 같은 상용차도 함께 보관되는데, 방대하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클래식카 감상이라는 게 자동차 하나하나를 보면서 의미를 되새기는 재미도 있지만 방대하게 펼쳐진 광경을 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다. 마치 다른 시대에 와있는 착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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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켐퍼스와 별도로 소장고 두 동과 야외 보관창고로 구성되어 있다 


수장고에는 포드 모델 T를 관리하는 작은 정비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방문자 체험학습을 위한 용도다. 필자가 방문할 당시 재개관 준비로 무척이나 분주한 모습이었다. 관리와 복원을 담당하는 밥은 여든이 훌쩍 넘은 할아버지로 컬렉션 설립자인 해롤드 르메이와 오랜 친구다.

현재 수장고의 관리 총괄 책임자다. 직접 엔진 작업 중인 모델 T에 관해 설명하더니 운행 가능한 모델 T 버스의 조수석에 필자를 태우고 시설 내부를 구경시켜 주었다. 고령임에도 클래식카 마니아로서 식지 않는 열정과 장인 정신이 느껴졌다. 아직 젊은 필자도 가끔은 의욕이 식는 경우가 있는데 밥의 열정과 클래식카 사랑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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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소장고는 전시 목적보다는 복원을 기다리는 차와 상용차 위주로 보관되어 있다. 3단 전시대는 마치 미니카를 전시해 놓은 듯하다. 차가 너무 많아 어디부터 보아야 할지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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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모델 T 버스를 운전해 캠퍼스 투어를 시켜주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스탭이 클래식카를 좋아하는 자원봉사자라고 하니 미국인의 클래식카 사랑과 근대 산업문화 계승에 대한 자부심이 어떠한지 느낄 수 있었다.

르메이 컬렉션 수장고는 자칫 무미건조하기 쉬운 디스플레이 위주의 딱딱한 박물관 분위기를 벗어나 이웃집 클래식카 마니아의 차고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아울러 미국 자동차 마니아들의 따듯함이 가득 묻어있었다. 클래식카라는 유산을 소중히 여기고 다음 세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계승하려는 그들의 노력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클래식카와 자동차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시애틀을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들러봐야 할 장소다.


90db5a4fa33499762f81664f440fef00_1584493434_0444.jpg·사진 장세민(Samuel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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