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우드 페스티벌 2021 - (3)
2021-08-11  |   24,141 읽음

GOODWOOD

FESTIVAL OF SPEED 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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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먼드 공작의 영지에서 열리는 클래식카와 레이싱카를 위한 세계적인 축제.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중단되었던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1년 만에 생기를 되찾은 굿우드는 모터쇼 취소로 발표 장소를 찾지 못하던 수퍼카들에게도 소중한 무대였다. 다양한 신차들이 멋진 디자인과 굉음을 발산하며 존재감을 한껏 드러냈다. 로터스 에미라와 BMW 2시리즈 쿠페, 멕머티 스펠링 등 최신 모델이 모여들어 굿우드를 뜨겁게 달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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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eos Grenadier

이네오스라는 이름은 낯설다. 무리도 아니다. 영국에서 1998년 문을연 화학 전문 기업이기 때문이다. 영국 정유사 BP의 화학 부서를 인수해 출발했고 이후 바스프, 데구사, 다우 케미칼 등의 원자재 화학 부문을 차례차례 인수하면서 성장했다. 메르세데스-AMG F1 팀의 주요 스폰서이기도 한 이네오스는 갑작스레 자동차 제작에 뛰어들어 화제가 되었다. 회장인짐 레트클리프경이 2017년 공개한 프로젝트 그레네디어는 랜드로버 디펜더의 정신적 후계자를 자처한다. 2016년 생산 종료된 디펜더의 뒤를 잇겠다는 뜻. 신형 디펜더가 말끔한 미래형 고급차로 바뀜에 따라 기존 수요층에 공백이 생겼다. 그들은 견고하고 실용적이며 거친 비포장 길을 마음대로 달릴 차를 원했다. 래트클리프는 단종되는 디펜더의 지적재산권을 사들이고 싶었지만 후계 모델을 준비 중인 랜드로버로가 이를 허락할 리없었다. 결국 독자 개발하기로 하고 이네오스 오토모티브라는 담당 부서를 만들었다.

차명은 척탄병을 뜻하는 그레네디어. 17~18세기 유럽에 존재했던 수류탄 투척 병사는 매우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체격이 좋고 용감한 병사 중에 선별된 정예병이었다.

오프로더에 어울리는 이름으로 실제로는 이 차의 아이디어가 시작되었던 술집에서 따왔다고 한다. 개발 작업에는 오스트리아의 마그나 슈타이어가 손을 보탰다. 메르세데스 벤츠 G바겐 개발에도 큰 역할을 했던 회사다. 거친 오스트리아 산길에서 테스트를 마친 차체는 단단한 보디 온 프레임 구조에 솔리드 액슬 서스펜션을 사용한다. 외형은 구형 디펜더를 많이 닮았으며 SUV와 픽업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엔진 등 파워트레인은 BMW에서 공급받는다. 직렬 6기통 3.0L 가솔린 터보와 디젤이 준비되며 8단 자동변속기, 트랜스퍼 케이스를 통해 네바퀴를 굴린다. 최종 조립은 당초 웨일즈에 새 공장을 건설하려 하다가 계획을 수정해 다임러로부터 프랑스 엉바슈의 스마트 공장을 인수했다. 2022년 생산을 시작해 전 세계 판매를 목표로 한다. 여기에는 미국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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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don Murray IGM 750 T.4 001

F1의 전설적인 경주차 개발자 중 하나인 고든 머레이. 남아프리 공화국 태생인 그는 1969년 영국으로 건너가 브라밤에서 2번의 챔피언 타이틀 획득에 기여했으며 이후 맥라렌으로 옮겨 3연속 챔피언(1988~1991)은 물론 수퍼카 맥라렌 F1 개발을 주도했다.

2005년 독립해 자신의 회사를 설립했다. 초기 작품 중 하나인 IGM 750 T.4 001은 그의 천재성이 발현되기 시작하던 시기의 작품.

남아프리카에서 영국으로 건너온 직후 만들었다. 당시 그는 야심이 넘치지만 주머니는 넉넉하지 않았다. 자신이 탈 만한 경주차를 생각하다 눈에 띈 것이 포뮬러 750. 영국 750 모터 클럽에서 만든 하위 포뮬러 경기로 오스틴 7 엔진을 얹은 저렴한 경주차가 사용되었다. 고든 머레이를 비롯해 콜린 채프먼(로터스 창업자), 아드리안 레이너드(레이너드 창업자), 토니 사우스게이트(레이싱카 디자이너), 프랭크 코스틴(마르코스 창업자) 등 레이싱계의 거물들이 하나같이 이곳을 거쳐 갔다. IGM 750 T.4(타입 4)는 납작한 쐐기형 보디에 특징적인 서스펜션 구조를 지닌 FR 경주차다. 로드 작동식 프론트 서스펜션(rod operated rising rate front suspension system) 아이디어는 후에 브라밤 BT44에 사용되어 F1 서스펜션 설계에 큰영향을 주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카를로스 로이테만은 바로 이 BT44를 몰고 활약했었다. IGM 750 T.4는 원래 미완성 상태였다.

당시 머레이는 브라밤에서 일에 쫓겨 시간이 없었고 섀시는 결국 분실되었다. 그런데 버려졌던 섀시가 우연히 발견되어 그의 수중에 들어왔다. 백발이 된 고든 머레이가 IMG 750 T.4를 마침내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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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er DLS

탄생과 소멸은 자연의 섭리. 하지만 사랑이 지나치다 못해 영원을 꿈꾸는 이들도 있다. 특히나 걸작이라 불리는 자동차는 시대를 뛰어넘어 만들어지기도 한다. 폭스바겐 비틀, 로터스 세븐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포르쉐가 공랭식을 버리고 자연흡기까지 포기하자 공랭식 엔진에 대한 갈증으로 964 부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싱어 비클 디자인은 단연 특별하다. 영국 얼터너티브 록 밴드 캐터린 휠의 멤버였던 롭 디킨슨이 창업한 이 회사는 포르쉐의 전설적인 엔지니어 노르베르크 징어를 기리는 의미에서 싱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싱어의 목적은 1993년 단종된 공랭식 포르쉐 911(964)의 재창조에 있다. 하지만 편의성을 위해 오리지널리티를 어느 정도 포기하는 일반적인 레스토모드와 달리 964만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최신 기술을 구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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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수랭 복서 엔진으로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을 새로 개발하기로 했다. 에드핑크 레이싱, 코스워스, 윌리엄즈같은 전문 회사는 물론 포르쉐 원로 엔지니어 한스 메츠거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수평대향 6기통 공랭식 엔진은 3.8L 300마력부터 4.0L 400마력까지 가능하다. 싱어 포르쉐는 오리지널 911(964)을 바탕으로 철저한 개조를 통해 완성된다. 2018년 굿우드에서 첫 작품을 선보인 지 3년째가 되는 올해는 Dynamic & Lightweighting Study라는 뜻의 DLS 버전을 들고 왔다. 경량화를 위한 시험 버전으로 고객 아이디어에 따라 기획되었다. 광범위한 카본 복합소재 사용은 물론 브렘보 세라믹 브레이크로 무게를 덜어냈으며 4.0L 엔진은 레드라인을 9,000rpm으로 올려 500마력을 끌어냈다. 75대만 만들어지는 DLS 버전의 가격은 180만달러(2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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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fa Romeo Giulai GTA/GTAm

올해로 창업 111주년을 맞은 알파로메오는 1960년대 줄리아 스프린트 GTA의 이름을 딴 줄리아 고성능 버전 두 가지를 가져왔다. 두 차 모두 F1 알파로메오팀을 운영하는 자우버의 도움을 받아 경량 소재를 투입하고 공기역학 개선에도 힘썼다.

GTA는 Grand Turismo Allegrita의 약자. 경량 그란 투리스모라는 의미다. 베이스 모델은 알파로메오의 고성능 세단인 줄리아 중에서도 가장 성능이 높은 콰드리폴리오 버전. 페라리 F154 V8 트윈터보 엔진에서 2기통을 잘라낸 V6 2.9L 트윈터보는 기본형에서도 510마력을 내지만 이번에는 540마력으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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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m은 실내에 롤케이지를 추가하고 뒷좌석을 제거해 무게를 덜어낸 하드코어 버전. 뒷창문은 유리 대신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하고 소화기와 헬멧 랙도 갖추었다. 개발 작업에 키미 라이코넨이 참여해 특별함을 더한다.


74e723ed3822b2083ccc2dbc82bc9fcb_1584331995_5924.jpg 이수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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