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nic Friend, CHEVY VAN G20
2021-06-04  |   21,078 읽음

Picnic Friend

CHEVY VAN G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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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 주변과 센터페시아 등은 목재로 마무리했다


바야흐로 피크닉의 계절이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마음에 걸려도 날씨는 점점 따뜻해져 야외활동하기 좋다. 차박과 캠핑이 유행이지만 가까운 공원이나 경치 좋은 주차장에서 즐기는 피크닉도 인기가 높다. 일반적인 자동차로 피크닉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이번에 만난 쉐비 밴 G20 같은 차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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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는 투박한 모습이지만 세월이 흘러 귀여운 느낌이 가득하다


한국은 그야말로 SUV 천국이다.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자동차를 가지고 즐길 거리를 찾는 사람은 많다. 각종 커뮤니티와 동호회에는 차종에 상관없이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코로나 여파로 야외활동에서 자동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소형이나 도심형 SUV로는 조금 아쉽고 승합차는 다소 부담스럽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일찍이 야외활동을 즐긴 미국에서 쉐비 밴은 이런 아쉬움과 부담스러움의 중간 어디쯤에 있는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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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아이즈는 미국 스타일 튜닝에 특화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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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와 같은 색으로 매칭한 얇은 스티어링 휠과 바늘이 움직이는 아날로그 계기판 


흔히 쉐비 밴으로 알려진 쉐보레 밴(미국인들은 쉐보레를 쉐비로 줄여 부르기도 한다)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무려 1964년 처음 출시되어 1996년까지 생산된 쉐보레의 장수 모델 중 하나다. 한때 국내 연예인들이 애용했던 스타크래프트 밴이나 미국 기준 미니밴에 속하는 아스트로도 쉐비 밴의 파생모델이다. 가장 유명한 것은 영화 <A 특공대>의 GMC 반두라인데 이 차 역시 쉐비 밴의 GMC 버전이다. 1996년 단종 이후 후속 모델은 익스프레스로 바뀌었으며 GMC에서는 사바나로 팔린다. 익스프레스와 사바나는 이전 쉐비 밴에 비해 엔진과 차체 길이, 옵션이 훨씬 더 다양해지고 화물용과 승객용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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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보기 힘든 레버 타입의 공조기


상용차부터 튜닝카까지 다양하게 사용

자동차 종류가 다양한 미국은 RV(풀 사이즈 캠핑카) 시장도 꽤 큰 편인데 밴과 RV의 인기는 현재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RV와 밴 중에 손을 들어 주자면 여전히 밴이다. 쉐보레를 비롯해 GMC나 포드에서도 밴의 인기는 꾸준하며 장거리 여행을 떠나기보다 휴일에 야외로 나가기에 훨씬 적합하기 때문이다. 주차 걱정 없다고 알려진 미국에서도 RV는 상당히 공간을 많이 차지해 주차가 불편하다. 적당한 크기가 주는 활용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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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확보를 위해 채택한 칼럼 시프트는 미국차의 상징이며 매우 직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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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 트림 수납함에도 목재를 사용했으며 마감재인 누벅과 좋은 조화를 이룬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보내는 야외활동 외에도 쉐비 밴은 자영업자(페인트공이나 목공, 혹은 집수리 등 공구나 장비를 많이 싣고 다니는 직종)의 좋은 친구다. 또한 앰뷸런스나 기타 넓고 쾌적한 적재공간이 필요한 특장차에서도 인기가 높다. 엔진도 다양해 용도에 맞게 고를 수 있다. 가장 작은 직렬 6기통 4.1L를 기본으로 V6 4.3L와 V8 7.4L, 6.5L 디젤까지 총 7가지가 제공된다. 차체 길이나 휠베이스에 따라 숏 휠베이스, 롱 휠베이스, 엑스트라 휠베이스가 있으며 특장차의 경우 적재함을 장착하거나 숍 밴(천장이 있는 캐빈과 분리된 적재함) 모델까지 있다. 용도가 다채롭다 보니 도어의 개수도 다양하고 뒤쪽 도어는 슬라이드와 일반형, 듀얼 도어 등도 선택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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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조명은 아이들을 고려해 밝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것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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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양쪽에 있는 머플러. 여기만 보면 V8 엔진의 머슬카 분위기다


상업용이나 특장차가 아닌 경우 쉐비 밴은 커스터마이징이나 튜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넉넉한 실내 공간과 다양한 편의 장비를 바탕으로 오디오를 튜닝해 콘서트홀처럼 꾸미거나 캠핑카로 꾸미는 사례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에 맞는 부품도 여러 회사에서 제작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스타크래프트 밴. 스타크래프트 밴은 실내를 고급스럽고 안락하게 꾸며 비즈니스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차체는 쉐보레를 사용하지만 내부 인테리어나 커스터마이징은 스타크래프트사에서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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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독립 시트 뒤로 시트를 완전히 평평하게 접을 수 있다


가족들을 위한 쉐비 밴 G20

이번에 소개할 파란색의 쉐비 밴 G20은 G 시리즈 중에 가장 나중에 나온 모델이다. 겉으로 보기에 그렇게 크게 보이지 않지만 뒷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안락하고 넉넉한 공간이 나타난다. 보디 사이즈는 G20 중에 가장 작은숏 휠베이스(SWB) 7인 승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7인승 밴 보다 훨씬 넓고 길어 공간에 여유가 있다. 차체 색인 파란색도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은 색상이며, 군데군데 문아이즈 액세서리를 포인트로 추가해 발랄한 분위기로 구성했다. 아무래도 아이들과 함께 보낼 목적으로 만들다 보니 나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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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은 요즘 차에 비해 매우 투박하다. 반듯한 네모 형태와 동그란 헤드라이트는 과거 미드에서 자주 보던 모습이다. 차체의 오른 쪽 뒷 도어는 양문형이며 아래로는 번쩍이는 배기관이 양쪽으로 노출되어 있다. 차체 곳곳에 레트로 느낌을 잘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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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디오는 출고 당시 그대로이다. 레트로 감성이 가득하다


1990년대에 만든 차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실용적이고 쉽게 익숙해질 수있다. 가죽으로 마무리한 4개의 독립 시트는 편안함 그 자체이며, 맨 뒷열 벤치 시트도 상당히 넉넉하다. 평소에는 접어두는 맨 뒷열 벤치 시트는 스위치 하나로 접고 펴는 것이 가능해 걸쇠를 풀고, 시트를 접고, 고정하는 과정이 필요 없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도 6웨이 전동 시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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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조절부터 내부 조작은 거의 스위치로 움직이는 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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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쪽에 있는 테이블. 컵 홀더가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실내는 공간 활용에 신경 쓴 흔적이 가득하다. 튼실하고 강력한 V8 5.7L 엔진이 차체 아래쪽으로 들어가 있어 캐빈 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정비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칼럼 시프트 방식이고 차체 중앙을 지나는 프로펠러 샤프트도 캐빈 아래로 지나가 바닥이 평평하다. 앞쪽에 엔진룸이 있지만 소모품만 교환할 수 있을 정도로 입구가 작다. 엔진을 보려면 리프트에 얹어 차를 띄워야 한다. 넉넉한 저속 토크 덕에 운전은 매우 편하다. 큼직한 사이드 미러가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지만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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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나 휠도 예전 모습 그대로다


승합차로 추구하는 안락함과 편안함 

대시 보드와 계기판 주변, 센터페시아, 뒷좌석 천장은 목재로 마무리했다. 최대한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튜닝을 진행했으며, 목재 특유의 잡소리도 거의 없다. 그렇다고 편의 장비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센터페시아에는 후방 카메라가 지원되는 내비게이션과 USB 포트가 자리를 잡았다. 오래된 느낌의 전자시계는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것. 주로 아이들이 이용하는 뒷부분 조명은 원래 것을 탈거하고 좀 더 밝고 자극이 덜한 것으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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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뒷열 벤치 시트를 접거나 펴는 것도 자동이다


도어와 천장은 목재와 누벅으로 마무리했다. 부드러운 소재인 누벅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오염에 강해 관리가 편하다. 전체 바닥은 카펫을 깔아 안락함을 강조했으며, 간식과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도 추가해 가족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국에서 만난 쉐비 밴 G20은 그야말로 오너의 취향과 용도가 분명한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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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번적한 머플러 위의 뒷문은 마치 양문형 냉장고처럼 열린다. 내리고 타기 편하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승합차는 실용성에 지나치게 초점을 두다 보니 안락함이나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피크닉이나 야외활동용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상당히 드물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만나본 쉐비 밴 G20은 앞으로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밴, 혹은 승합차가 추구해야 할 다양한 확장성을 보여주는 듯했다.


90db5a4fa33499762f81664f440fef00_1584493434_0444.jpg 황욱익 Wooc Ic HWANG(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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