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F1 시리즈, 제13전 에밀리아로마냐 그랑프리
2020-12-16  |   25,647 읽음

제13전 에밀리아로마냐 그랑프리  


(12월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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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 개인통산 최다승 경신 중

메르세데스, 7연속 챔피언의 대기록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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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몰라에서 오랜만에 F1이 개최되었다 


제13전 에밀리아로마냐 그랑프리

몬자 직후에 새로운 F1 개최지 자리를 두고 무젤로와 경합했던 이몰라는 아이르톤 세나의 비극적인 사망 사고로 유명하다. 지명을 따서 보통 이몰라 서킷이라 불리지만 정식 명칭은 엔초와 디노 페라리 서킷(Autodromo Internazionale Enzo e Dino Ferrari). 개장은 1953년. 보수 중이던 몬자 대신 1980년 이탈리아 그랑프리를 단발 개최했다가 반응이 좋아 이듬해부터 산마리노 그랑프리라는 이름으로 F1을 다시 유치했다. 사실상 제2의 이탈리아 그랑프리였지만 1국 1그랑프리를 피하고자 인근 도시국가인 산마리노의 이름을 빌려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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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를 기리는 동상은 지금도 많은 팬들이 찾는다 


1994년 이곳에서 F1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났다. 예선에서 심택의 로란트 라첸버거, 결승에서는 아이르톤 세나가 사망하며 전 세계에큰 충격을 안겼다. 그래도 탐부렐로 코너에 시케인을 설치하고 안전을 위한 몇 가지 조치를 추가해 2006년까지 F1을 개최했다. 2007년 대대적인 개보수가 이루어졌지만 이후 1국 1그랑프리 체재가 강화되고, 개최 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산마리노 그랑프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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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들의 추락으로 해밀턴이 무난히 승리했다 


서킷 레이아웃은 완만한 고속 코너가 많아 속도가 빠른 편. 1랩 4.909km에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 포르투갈 알가르베 정도는 아니지만 최신 서킷에 비해서는 고저차가 큰 편. 긴직선로가 거의 없다 보니 추월 난이도는 매우 높다. 무난히 추월하려면 랩당 2초 정도의 압도적인 격차가 필요하다.

공식 명칭은 산마리노 대신 에밀리아로마냐 그랑프리다. 볼로냐를 중심으로 하는 이탈리아 북부의 행정구역 명칭으로 페라리,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파가니 등 이탈리아 수퍼카는 물론 주제페 베르디,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번 경기는 F1 최초의 2일 일정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금요일을 삭제하고 자유 주행(FP)과 예선을 토요일 하루에 몰아서 치렀다. 이몰라에서 14년 만의 개최인데 테스트 시간마저 줄자 셋업에 어려움이 크리란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드라이버들 역시 코스 익히기에 필사적이었다. 현역 최고령인 라이코넨만이 이곳에서 6번의 F1 출전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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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몰라는 현대 서킷에 비해 고저차가 있는 편이지만 포르투갈 알가르베 서킷 덕분에 평범해 보였다  


14년 만에 이몰라에 돌아오다

10월 31일 토요일 오후 2시, 예선이 시작되었다. 기온 19℃, 노면 온도 26℃의 선선한 날씨. 연습주행 후 트랙 리미트와 연석 등 약간의 조정이 있었다. 모든 차가 소프트 타이어로 코스 인.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크비야트에 이어 해밀턴이 잠정 톱에 올랐다. 르클레르와 페르스타펜이 차례로 기록을 경신. Q1에서는 해밀턴이 1분 14초 574로 가장 빨랐고 그로장, 마그누센, 라이코넨, 라티피, 조비나치가 떨어져 나갔다. 트랙 리미트는 예선에서 최대 장애물이었다. 라이코넨조차도 Q1 14위 기록을 냈음에도 15 코너 트랙 리미트 위반으로 Q2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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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롤은 제동 실패로 크루를 밀어버리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Q2에서는 메르세데스와 레드불, 페라리 듀오가 모두 미디엄으로 도전. 보타스, 해밀턴 뒤를 가슬리가 따랐다. 페르스타펜은 파워유닛 문제로 피트인. 많은 차가 소프트로 다시 어택을 준비했다. 순식간에 스파크 플러그 교환을 마친 페르스타펜이 호기롭게 미디엄으로 나서 5위로 Q3 진출을 확정 지었다. 4위는 소프트 타이어의 알본. 페레스, 오콘, 러셀, 페텔, 스트롤이 떨어져 나갔다. 페텔과 스트롤은 트랙 리미트를 벗어나 기록을 말소당했다.

Q3에서는 해밀턴이 1분 13초 781로 잠정 톱, 보타스가 0.031초 차이로 뒤따랐다. 페르스타펜과 가슬리가 뒤를 이었다. 3분을 남기고 최종 어택. 보타스가 자기 기록 경신에 실패한 해밀턴을 0.097초 차이로 밀어내고 폴포지션을 차지했다. 페르스타펜과 가슬리, 리카르도가 4~6위. 알본, 르클레르, 크비야트, 노리스, 사인츠 Jr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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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클레르는 크비야트를 막지 못하고 5위로 경기를 마쳤다 


보타스와 페르스타펜에게 찾아온 불운

결승이 시작되고 보타스가 선두로 나섰다. 페르스타펜이 해밀턴을 제쳐 2위, 리카르도도 가슬리를 추월해 4위로 올라섰다. 뒤에서는 마그누센이 페텔과 접촉해 스핀했고 스트롤도 윙 파손으로 급하게 피트인으로 돌아왔다. 해밀턴은 페르스타펜을 재추월하기 위해 바싹 따라붙었지만 난류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 리카르도 추월에 어려움을 겪던 가슬리는 머신 트러블로 8랩을 마치고 리타이어. 10랩 째 조비나치, 13랩에 르클레르, 노리스, 오콘이 타이어를 교체. 14랩에는 알본과 크비야트가 피트인해 하드 타이어를 끼웠다. 보타스가 최고속랩을 연발하며 선두를 달렸고 페르스타펜이 18랩을 마치고 피트인, 하드 타이어를 끼웠다. 여기에 반응해 보타스가 피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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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츠와 노리스 7, 8위로 맥라렌이 더블 포인트였다 


페르스타펜의 언더컷을 방어하며 선두로 복귀했다. 이제 선두가 된 해밀턴은 피트인을 늦추는 작전이다. 반면 보타스는 어째서인지 페이스가 떨어져 페르스타펜의 추격을 받았다. 오프닝 랩 때 떨어진 페텔의 파편을 밟아 바닥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29랩, 머신 트러블로 오콘이 차를 세우자 VSC 발령. 해밀턴은 이 기회에 선두 자리를 지키며 타이어를 교체했다. 경기가 재개되자 해밀턴이 앞서 나가고차 상태가 완전치 않은 보타스는 점차 벌어졌다. 40랩에 피트인한 페텔은휠 너트가 잠기지 않아 무려 10초를 허비했다. 끈질긴 추격을 받던 보타스가 42랩에 자갈밭을 밟으며 흐트러지자 페르스타펜이 거칠게 몰아붙여 결국 추월에 성공. 하지만 해밀턴은 이미 13초 앞을 달리고 있다. 미디엄 타이어로 시작한 라이코넨은 코스에 대한 숙련도를 최대한 살려 무려 48랩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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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투 피니시의 메르세데스가 챔피언 타이틀을 확정지었다. 전인미답의 7연속 기록이다 


타이어를 갈고 복귀했을 때는 12위. 심한 두통을 호소하던 마그누센이 결국 경기를 포기했다. 해밀턴 우승, 페르스타펜 2위로 굳어지는 듯했던 상황은 페르스타펜의 뒷타이어 펑크로 변화가 생겼다. 세이프티카가 출동하고 보타스는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 해밀턴도 다음 랩에 피트인해 마지막을 준비했다. 이제 해밀턴 선두, 보타스 2위다. 많은 차가 피트인하는 가운데 스테이 아웃을 선택한 리카르도, 르클레르, 알본이 3~5위가 되었다. 세이프티카 상황에서 타이어 온도를 유지하려던 러셀이 스핀으로 허망하게 리타이어. 스트롤 피트인 때는 제 자리에 멈추지 못하고 전방 잭 담당 크루를 밀어버리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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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투 피니시의 메르세데스가 챔피언 타이틀을 확정지었다. 전인미답의 7연속 기록이다 


전인미답, 7연속 챔피언 타이틀

58랩에 경기가 재개되자 해밀턴이 무난히 선두가 되고 보타스가 뒤따랐다. 크비야트가 페레스와 알본, 르클레르까지 제쳐 순식간에 4위로 부상. 알본이 페레스에게 추월당한 직후 스핀하자 레드불 진영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1초 남짓 차이의 리카르도와 크비야트가 시상대 마지막 자리를 두고 최후의 결전을 벌였다. 크비야트가 DRS를 가동하며 따라붙었지만 역시나 추월은 쉽지 않았다. 결국 해밀턴이 우승하고 보타스 2위, 리카르도가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경기에서 메르세데스가 원투 피니시, 레드불이 득점에 실패함에 따라 메르세데스가 7연속 컨스트럭터즈 챔피언 타이틀을 확정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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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해밀턴은 개인 통산 우승 기록을 93승으로 경신했다. 7연속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은 페라리의 기존 기록(6연속, 1999~2004)을 넘는 신기록. 총 타이틀 획득(7회)에서는 로터스와 동일한 4위지만 맥라렌(8회)과 윌리엄스(9회)를 넘어서는 것도 꿈은 아니다. 이 부문 끝판왕은 페라리로 무려 16회의 컨스트럭터즈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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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e723ed3822b2083ccc2dbc82bc9fcb_1584331995_5924.jpg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알파타우리, 레드불, 메르세데스, 페라리, 르노, 레이싱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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