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OR SPORTS-WRC 제3전 크로아티아 랠리 (2021)
2021-06-21  |   18,395 읽음

제3전 크로아티아 랠리


발칸반도에서 열린 시즌 첫 타막 랠리

오지에가 막판 극적인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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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의 크로아티아에서 이번 시즌 첫 번째 타막 랠리가 열렸다.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벌어진 스피드 경쟁에서 오지에가 역전승을 거두었다. 2위는 에번스로 토요타가 더블 포디엄. 초반 선두였던 누빌은 타이어 선택 실패로 3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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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반도의 크로아티아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지난해 WRC는 케냐와 일본을 새로 받아들이면서 프랑스(코르시카) 랠리를 캘린더에서 떼어냈다. 그런데 펜데믹 사태로 많은 이벤트가 취소되는 과정에서 독일과 일본 랠리마저 취소되자 타막 랠리의 씨가 말랐다. 다행히 급조된 최종전 몬자 덕분에 타막 랠리 하나 없이 시즌이 끝나는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올해도 여전히 프랑스와 독일이 없지만 크로아티아와 벨기에 랠리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지난해 11월 계획되었다가 막판에 취소된 벨기에 이프르 랠리는 올해 8월 열린다. 한편 시즌첫 타막전의 역할은 크로아티아 랠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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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선두였던 누빌은 타이어 선택 실패로 추격을 허용했다 


스포츠 강국으로 알려진 크로아티아는 한때 유고슬라비아 왕국의 일부였다. 2차대전 종전후 요지프 티토 집권기에는 소련 연방으로부터 축출되어 독자 노선을 걷기도 했고, 1980년 티토 사망 후 유고슬라비아가 붕괴되는 과정에서 피의 내전을 거치며 힘겹게 독립을 얻었다. 이제는 안정을 찾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발칸반도의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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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마을을 통과하는 랠리카 


수도 자그레브를 본거지로 하는 크로아티아 랠리는 아직 유고슬라비아였던 1974년 시작되었다. 당시 명칭은 INA 델타 TLX 랠리. 이후 1986년 유럽 챔피언십에 편입되었고, 2007년에는 ERC의 최고 레벨로 승격했다. 이제 크로아티아는 WRC를 개최하는 34번째 국가가 되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무대로 테크니컬과 고속 성격이 혼재된 코스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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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크는 4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테크니컬한 고속 스테이지

개막전에서 다소 고전했던 현대는 제2전 아크틱 랠리에서 타나크가 우승하고 누빌이 3위로 더블 포디엄을 달성하면서 반격을 시작했다. 이번 크로아티아에서는 누빌과 타나크 외에 3번째 차에 크레이그 브린을 기용했다. 누빌은 시즌 개막 직전 코드라이버를 교체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새로이 한 팀이 된 마틴 비데거는 프랑스어 발음을 교정하며 누빌과 빠르게 손발을 맞추어 나가고 있다. 브린은 2018년 8월의 독일전 이후 오랜만의 타막 랠리. 챔피언십 포인트에서는 누빌이 로반페라에 4점차 종합 2위, 타나크도 5위로 올라섰다. 이밖에 현대 C2 콤페티션에서는 피에르루이 루베가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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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C2 컴페티션으로 엔트리한 피에르루이 루베 


토요타 역시 워크스 3명(오지에, 에번스, 로반페라)에 가츠타를 투입했다. 야리스 랠리카는 프론트 펜더 부분에 새로운 공력 파츠를 투입해 쉐이크다운 테스트에서 빠른 속도를 보였다.

아크틱 랠리에서 오지에가 리타이어한 대신 2위를 차지한 로반페라가 챔피언십 리더로 부상했다. 20살인 로반페라는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 최연소 기록도 경신했다. 한편 워크스 세력 마지막 조각인 M스포트에서는 프랑스 출신의 신예 아드리안 포모를 승격시키는 한편 그린스미스의 코드라이버를 교체했다. 수니넨은 WRC2로 잠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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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는 새로운 공력 파츠를 투입했다. 사진은 에번스 


WRC 첫 개최인 이번 크로아티아 랠리는 20개 SS, 300.32km 구간에서 경기를 벌였다. 4월 22일 목요일 쉐이크다운 테스트. 자그레브 외곽에 마련된 4.6km의 숲속 스테이지는 좁은 노폭에 업다운이 있으며 군데군데 나뭇잎과 자갈이 굴러다녔다. 테스트에서 가장 빠른 것은 토요타의 에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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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랠리는 좁고 구불거리는 길이 특징이다 


누빌 첫날 종합 선두로 나서

랠리 대열은 목요일 저녁 국립대학 도서관 인근에서 세레머니 행사를 가진 후 23일(금) 아침 일찍 자그레브 랠리 본부를 떠나 남서쪽으로 향했다. SS1~SS8은 사모보르스코 고르예와 줌베락 자연공원에 마련된 4개 스테이지를 2번 반복하는 99.82km 구성. ‘천 개의 코너’라고 표현할 만큼 구불거리는 좁은 도로는 페이스 노트와 싱크 맞추기 어렵기로 악명이 자자하다. 선수들 중에 크로아티아 랠리 경험자가 거의 없는데다 피렐리가 새로 투입하는 타이어(P제로 RA 하드) 역시 아스팔트 노면 데이터가 부족했다.

6.94km의 단거리 오프닝 스테이지(SS1). 기온은 목요일과 비슷한 11~12℃였다. 로반페라가 스타트 5.4km 지점의 완만한 내리막 코너에서 길을 벗어나 추락했다. 다행히 부상은 없었지만 차가 대파되어 리타이어할 수밖에 없었다. 누빌이 SS1을 시작으로 SS3, SS4를 잡으며 종합 선두가 되었다. 같은 코스를 반복해 달린 오후에는 오지에가 3개 스테이지를 잡아 에번스를 추월했다. 오지에는 이날 스테이지 우승 기록 600회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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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저녁 자그레브 국립대학 도서관 인근에서 세레머니 행사가 열렸다 


금요일 스테이지는 대부분 고속으로, 좁은 노폭을 벗어나거나 코너를 가로지르는 차들이 자갈을 흩뿌리면서 점점 더 까다로워졌다. 금요일 경기 결과 누빌이 선두, 오지에와 에번스가 8초 남짓 떨어져 2, 3위다. 스페어까지 전부 하드 타이어만 끼우고 경기를 시작했던 타나크는 누빌의 페이스를 쫓지 못했다. 서비스에서 세팅을 손본 후 SS5에서는 가장 빨랐지만 누빌에 31.9초 차 4위로 첫날을 마쳤다. 타막에 적응 중인 브린은 타나크 23초 뒤에 5위. M스포트 포드 진영에서는 신예 아드리안 포모가 6위로 가장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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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아드리안 포모. 포드 세력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타이어 선택으로 갈린 판세

24일 토요일은 전날 인근 지역에서 4개 스테이지를 반복해 달렸다. SS9~SS16의 8개 스테이지 합계 121.92km로 3일 가운데 가장 길었다. 데이2는 토요타 세력이 기세를 올렸다. 오지에와 가츠타, 에번스가 오전 4개 스테이지를 나누어 가졌다.

반면 누빌은 20km가 넘는 오전 장거리 스테이지 2개(SS9, 10)에서 오지에와 에번스의 추월을 허용했다. 누빌은 추가적인 그립을 기대하고 앞에 하드, 뒤에 소프트를 선택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기온이 올랐고, 그립 밸런스가 무너져 원하는 라인을 그릴 수 없었다.

상황은 하드 타이어 4개를 끼운 토요타 쪽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그래도 한 줄기 희망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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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를 시작하는 SS13에서 선두 오지에가 타이어 손상으로 10초가량 손해를 보았다. 반면 누빌은 SS13과 SS15 톱타임으로 추격의 고삐를 죄었다.

선두 오지에와 2위 에번스, 3위 누빌까지의 시차는 10.4초. 타나크(현대)는 여전히 4위로 누빌로부터 27.4초 떨어져 있다, M스포트 포드의 아드리안 포모는 타나크와 51.7초 차 5위. WRC 데뷔전임을 감안하며 인상적인 페이스다. 브린(현대)은 오프닝 스테이지 시작과 동시에 타이어 펑크로 2분 가까이 시간을 잃고 9위로 떨어졌다. 스페어 타이어를 하나밖에 싣지 않아 과감히 푸시할 수 없었지만 8위로 한 단계 만회한 채 토요일을 마감했다. 7위 가츠타(토요타)에서 1분 이상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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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타막 랠리로 돌아온 브린 


최종 스테이지에서 오지에가 역전극

25일 일요일. 자그레브에서 북쪽에 위치한 2개 스테이지를 반복해 달리는 17~20SS 78.58km 구간에서 최후의 승부를 벌였다. 오프닝 스테이지(SS17)는 25.2km로 이번 크로아티아 랠리 가운데 가장 길다. SS17을 잡은 것은 에번스. 누빌이 1.4초, 오지에가 2.7초 차이로 뒤를 따랐다. 에번스가 오지에를 제쳐 선두로 올라서고 누빌은 그런 에번스를 8.4초 차이로 따라붙었다. 오지에는 이동 구간에서 교통사고로 차체 우측이 부서졌다. 하지만이 날은 서비스 시간이 없기 때문에 테이프로 응급처치만 하고 달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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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차가 코너를 숏컷 하느라 자갈을 흩뿌려 점점 달리기 어려워졌다 


주유를 마친 랠리카들이 오프닝 스테이지로 되돌아가 SS19를 시작했다. 마지막 추격 의지를 불태운 누빌이 2분 43초로 가장 빨랐다. 하지만 추격자들에 비해 미세하게 빨랐을 뿐이다. 이제 선두 에번스와 8초, 오지에와 4.1초 차이다. 남은 것은 최종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SS20뿐. SS18을 다시 달리는 14.09km 구간이다.

7회 챔피언의 저력을 살린 오지에가 파워 스테이지를 잡으며 팀 동료 에번스를 0.6초차로 누르고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에번스가 2위. 누빌은 3위로 시상대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타나크가 4위, 포드의 희망으로 떠오른 신예 아드리안 포모가 5위로 경기를 마쳤다. 브린은 종합 8위에 그쳤지만 파워 스테이지 2위로 추가 4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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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반페라가 사고로 일찍 리타이어했다 


오지에가 우승 25점에 파워 스테이지 5점을 더해 드라이버즈 포인트에서 선두가 되었다. 누빌은 3위(18점)에 파워 스테이지 3점을 추가해 2위 자리를 지켰다. 에번스와 타나크가 3, 4위로 한 계단씩 올라선 반면 리타이어로 득점에 실패한 로반페라는 5위로 밀려났다. 매뉴팩처러즈 부문에서는 원투 피니시의 토요타가 138점으로 앞서나갔고 현대가 111점으로 그 뒤를 추격한다.

크로아티아에서의 첫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WRC는 5월 20~23일, 포르투갈 북부 항구이자 제2의 도시인 포르투에서 제4전을 치른다. 여름의 문턱에서 맞이하는 시즌 첫 그레이블 랠리. 더욱 격렬해질 챔피언십 쟁탈전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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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e723ed3822b2083ccc2dbc82bc9fcb_1584331995_5924.jpg 이수진 편집장 사진 현대, 레드불, 토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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